박영선, MB구속에 “11년 만에 주어가 돌아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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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서울 동부구치소로 구속 수감된 가운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년 만에 돌아온 주어'라는 제목의 SNS 게시글을 올렸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에 대해 ’구속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에 대해 ’구속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중앙포토]

박영선 의원은 23일 오전 자신의 SNS에 ‘11년 만에 돌아온 주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주어가 없어서...11년전 BBK·다스 사건을 파헤치면서 나를 가장 황당하게 좌절시켰던 말은 바로 주어가 없어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 의원은 “이명박 본인이 BBK를 설립했다는 이 동영상은 2007년 12월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 내 손에 들어왔다”며 “아마 선거를 3일 앞둔 새벽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그 동영상을 보고 ‘주어가 없어서...’ 라는 논평을 냈고 검찰은 이 동영상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주어가 돌아와 동부구치소로 갔다. 만시지탄이다”고 밝혔다.

이어 박영선 의원은 “11년의 세월을 생각하니 눈물이 흐른다. 만약 그때 검찰이 지금과 같았다면 대한민국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라며 “이제 남은 것은 BBK 가짜편지 사건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을 나와 민주당에 뒤집어씌우려 수사했다가 수사를 하면 할수록 한나라당에 불리한 증거가 나오기 시작하자 검찰은 이를 무혐의했다”며 “이 가짜편지를 흔든 사람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다"라고 글을 맺었다.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한편 이 전 대통령은 22일 밤 구속됐다. 검찰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지 사흘 만이다. 불과 1년도 채 안 돼 전직 대통령 2명이 잇따라 구속 수감된 것이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31일 법원의 영장심사를 거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11시6분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정황에 비춰볼 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법원의 결정을 기다리던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제공한 차를 타고 문정동 서울 동부구치소로 이송됐다. 전직 대통령이 구속 수감된 건 노태우·전두환·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다.

박영선 의원이 올린 SNS 게시글 전문

“주어가 없어서 ...”
11년전 BBK. 다스사건을 파헤치면서 나를 가장 황당하게 좌절시켰던 말은 바로 주어가 없어서다.
이명박 본인이 BBK를 설립했다는 이 동영상은 2007년 12월 대선을 코앞에둔 시점에 내 손에 들어왔다.
이 동영상을 가지고 누군가와 흥정하던 일당이 검거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곳으로 달려갔다.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나에게 그 일당중 한명이 내 얼굴을 알아보고는 홍대앞 경찰서에서 잡혀가면서 “어디어디에 가면 두번째 책상서랍에 복사본이 있다”며 그래도 마지막 양심의 목소리를 들려줘 그것을 민주당 당직자가 찾아 오면서 세상에 공개됐다.
아마 선거를 3일 앞둔 새벽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그 동영상을 보고 “주어가 없어서...” 라는 논평을 냈고 검찰은 이 동영상을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주어가 돌아와 동부구치소로 갔다.
만시지탄 이다.
(공교롭게도 이 동영상에서 MB가 말하는 MBC 와의 인터뷰는 나와 2000년 10월 했던 경제매거진 인터뷰다. 참 묘한 인연이다.)
11년의 세월을 생각하니 눈물이 흐른다.
만약 그때 검찰이 지금과 같았다면 대한민국 역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신은 진실을 알지만 때를 기다린다 “
그 때가 참 길었다.
이제 남은 것은 BBK 가짜편지 사건이다.
이 사건을 나와 민주당에 뒤집어 씌우려 수사했다가
수사를 하면 할 수록 한나라당에 불리한 증거가 나오기 시작하자
검찰은 이를 무혐의 했다.
이 가짜편지를 흔든사람은 자유한국당 홍준표대표다

배재성 기자 hongod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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