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유나이티드…기내 짐칸에 승객 반려견 넣어 죽게 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항공사들은 반려견을 동반하는 승객들을 위한 규정을 마련해 두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직접 관계 없음. [중앙포토]

항공사들은 반려견을 동반하는 승객들을 위한 규정을 마련해 두고 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직접 관계 없음. [중앙포토]

지난해 아시아계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려 파문을 일으켰던 유나이티드 항공이 또다시 부적절한 기내 서비스와 그로 인한 사고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번엔 승무원의 잘못된 요구로 승객의 반려견이 기내에서 죽었다.
BBC·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사고는 12일(현지시간) 휴스턴에서 출발해 뉴욕으로 향하던 여객기에서 발생했다. 승무원이 한 승객에게 기내 반입이 허용된 반려견 이동용 가방을 좌석 위 짐칸에 실을 것을 요구했고, 뉴욕에 도착했을 때 짐칸에서 프렌치불독이 죽은 채 발견된 것이다.
승무원은 “가방에 개가 있는지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려견 넣은 이동용 가방 #좌석 위 짐칸에 넣으라 요구 #산소 부족으로 죽은 채 발견

프렌치 불독의 주인 앞자리에 앉았던 승객 메기 그레밍거는 트위터를 통해 “승무원이 개를 짐칸에 넣어야 한다고 고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 짖는 소리가 들렸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건지 몰랐다. 착륙한 뒤에 짐칸에서 죽어있는 개를 발견했다. 지금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밝혔다.

그는 여행 웹사이트 ‘원마일앳어타임(One Mile at a Tim)과의 인터뷰에서도 “주인이 가방에 반려견이 있다고 말했지만, 승무원은 단호했다. 승무원이 거듭 요청해 승객도 따르게 됐다. 개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한 주인은 기내 바닥에 주저앉아 울었다”고 목격담을 전했다.

항공사 측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비극적인 사건이 벌어졌다”며 “애완동물이 좌석 위 짐칸에 실려서는 안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반려견을 잃은 가족에게 애도를 보내며, 사건에 대한 책임과 피해 가족에 대한 지원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BBC는 “기내의 짐칸이 밀폐돼 있지는 않지만, 산소 부족으로 개가 죽었을 것”이라고 원인을 추측했다.
유나이티드를 비롯한 일부 항공사들은 반려견을 동반하는 승객을 위한 규정을 두고 있다. 일정 무게를 넘지 않는 반려견의 경우 이동용 가방에 넣어 데리고 탈 수 있으며, 대형견은 위탁 수하물로 태울 수 있다.

지난해 4월 미국 시카고 오헤어 공항의 유나이티드 항공 기내에서 강제로 끌려나가는 동양인 승객. [중앙포토]

지난해 4월 미국 시카고 오헤어 공항의 유나이티드 항공 기내에서 강제로 끌려나가는 동양인 승객. [중앙포토]

한편 유나이티드 항공은 지난해 4월 베트남계 내과의사인 승객 데이비드 다오가 초과 예약된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강제로 끌어내 파문을 일으켰다. 그가 공항 보안요원들에 의해 기내에서 질질 끌려 나오는 모습이 영상으로 퍼지면서 유나이티드 항공은 거센 비난을 받았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