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타임」을 보람있게 보내자"|직장인들 스포츠로 여가활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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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서머타임제 실시로 퇴근후 일몰전 저녁시간이 1시간 연장되면서 스포츠·레저를 즐기는 직장인이 크게 늘었다. 대부분의 직장이 업무를 마치는 오후7시부터 일몰 무렵인 9시까지의 테니스·골프 연습장과 한강시민공원의 축구·농구·배구장 등의 옥외운동시설은 직장인들로 항상 만원이다.
또 실내수영장·헬스클럽·볼링장등 실내운동시설도 서머타임덕분에 성업중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새벽등반·조깅등 조기운동인구는 크게 줄었고 특히 조기축구는 인원이 모자라 게임을 못 치르는 일까지 있다.
화곡동 정테니스클럽의 경우 서머타임 전에는 저녁시간 이용객이 8∼9명에 그쳤으나 요즘에는 17∼18명으로 2배나 늘었다.
클럽대표 정지영씨(30)는 『서머타임 실시 전에는 오후8시면 해가 져 문을 닫았으나 요즘은 9시가 넘도록 문을 열고 있다』며 『인근의 은행·기업체 직원들, 특히 여성들이 레슨을 받으러 오는 일이 많다』고 밝힌다.
여의도의 한강테니스장도 저녁시간 이용객이 1백명에서 1백40명으로 크게 늘었고 신천동 미성아파트 단지내의 주민테니스장은 일찍 귀가한 직장인들로 평소의 2배이상 붐비고 있다.
골프연습장도 서머타임 덕을 톡톡히 보고있다.
논현동 논현골프장은 15명 안팎이던 저녁시간 이용객이 30명 선으로 급증해 차례를 기다리다 돌아가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며 서초동 파고다연습장의 경우도 매일 저녁30∼40명이 몰려들어 크게 붐빈다.
시내한복판인 순화동 서소문골프장의 경우는 반대로 서머타임으로 단골을 많이 놓쳐 울상.
대표 안병항씨는 『매일 오후에 40여명이 찾았으나 요즘은 30여명으로 줄었다』며 『해가 길어지자 아예 집근처로 가서 마음놓고 치려는 사람이 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충무로4가 오성실내수영장은 계절적인 요인 탓도 있지만 매일 30∼40명씩 찾던 저녁시간 이용객이 60∼70명에 이르고 있다.
학생층이 대부분이던 이용객도 요즘에는 직장인, 특히 여성들 위주로 바뀌었다.
한강 시민공원은 축구·배구·야구·농구·테니스장등 체육시설 이용객이 2배로 늘어 몇 곳은 15일전에 사용신청을 내야 이용할 수 있을 정도.
여의도·반포지구의 경우 대부분이 직장단위인 이용객이 하루 평균 2백50명 내외에서 4백50명 정도로 늘어 관리인들의 일손을 바쁘게 하고있다.
축구장 4개와 배구코트 2개가 있는 광나루지구에는 1백명 안팎에서 2백명 선으로 늘었고 대부분이 퇴근 후인 7∼9시에 몰리고 있다.
이 곳에는 가족단위의 산책객과 데이트족도 평소보다 훨씬 많이 찾고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가정의 김철준박사(서울대)는 『의학적으로 보면 하루중 아무 때 운동을 하더라도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전제한 뒤 『아침 출근 전에 쫓기는 마음으로 하는 것보다는 업무를 끝낸 저녁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정신적으로 부담이 없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박사는 그러나 비만증, 당뇨병 환자에 대해서만은 『식전 공복상태에서 운동을 해야 체내 지방분해가 잘 이루어진다』며 새벽운동을 권한다.
아무튼 서머타임제 실시로 일에만 얽매여 온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건전한 레저활동에 관심을 쏟아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일 수 있게됐다.

<이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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