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야 반대 김 대법원장 일단 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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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노태우 대통령은 오는 6월초 임시국회에서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할 대법원장 인선을 놓고 대한변협 회장 등 법조관계자들의 의견을 두루 듣고 있으나 김용철 현대법원장을 대체할만한 인물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도 야당이 김 대법원장의 재임명은 반대할 뜻을 밝히고 있어 결심을 못한 채 계속 고심 중.
청와대 소식통은 26일 『그 동안 들어본 법조계의 의견은 가급적 제조에서 후임을 정 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그것이 어려울 경우 대법관을 지낸 변호사중 임기(6년)와 정년(70세)을 고려해 60세가 약간 넘은 사람을 임명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소개.
소식통은 이 같은 기준에 따라 사람을 찾아보니 제조의 대법관 서열1, 2번인 이정우(57) 윤일영(55)씨는 너무 젊은데다 김 대법원장과 여러모로 비교가 되고, 재야에서는 이일규(68) 김윤행(68) 김덕주(55) 이회창(53)씨 등이었는데 두 사람은 너무 나이가 많고 두 사람은 너무 젊어 문제라는 것.
이 때문에 청와대측은 64세인 김 대법원장의 재 신임을 내심 바라고 있으나 야당의 반대로 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되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 걱정하며 야당의 의중을 탐색 중.
그러나 정부측의 이 같은 움직임에 김대중평민당총재는. 『나는 두말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김 대법원장의 경질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고 김영삼 민주당총재도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사법부의 전면개편」을 요구했으며 공화당도 사법부의 개편에는 적극 동조.
이에 대해 청와대 주변에서는 다른 사람을 임명해도 야당이 찬성해준다는 보장이 없는 한 김 대법원장을 일단 밀어보고 부결되면 대안을 찾자는 견해가 강력히 대두하고 있어 노 대통령이 어떤 결심을 할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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