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역시 수출뿐…설 연휴에도 2월 수출 4%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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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2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13대 주요 품목 중 8개 품목의 수출이 감소하는 등 좋지 않은 신호도 나타났다.

13대 주력 품목 중 8개 품목은 수출 감소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수출이 448억8000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2월보다 4.0%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수출은 16개월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당초 2월 수출은 감소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됐다. 2월 1~20일까지의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설 연휴로 인해 조업일수가 2.5일 감소했고 지난해 2월의 수출 증가율이 20.2%에 달해 기저효과까지 우려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수출 증가세가 꺾이진 않았다.

오히려 조업일수 요인을 배제한 2월 일평균 수출은 23억 달러로 역대 2월 실적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입은 415억7000만 달러로 14.8% 증가해 2월 무역수지는 33억1000만 달러 흑자였다.

 산업부는 ^세계 경기 호조에 따른 수입 수요 증가 ^정보기술(IT)ㆍ반도체 경기 호조 ^유가ㆍ주력 품목 단가 상승 등을 수출 증가의 요인으로 꼽았다. 13대 수출 주력 품목 중 반도체(40.8%), 선박(40.3%), 컴퓨터(29.5%), 석유제품(15.8%) 등 5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와 컴퓨터는 역대 2월 기준 최대 수출 실적을 올렸다.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은 각각 17개월, 11개월 연속 상승세다. 석유화학도 수요 증가와 유가 상승에 따른 제품 단가 상승으로 17개월 연속으로 수출이 늘었다.

그러나 일반기계(-3.0%), 자동차(-14.4%), 디스플레이(-22.4%), 가전(-20.5%) 등 8개 품목의 수출은 감소했다. 최종재 판매 부진, 경쟁 심화, 해외 생산 확대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고부가가치 품목 중에서는 복합구조칩 집적회로(MCP)의 수출이 74.2% 증가했고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도 국내 기업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으로 65.2% 늘었다.

지역별로는 대 중국 수출(115억3000만달러)이 3.7% 늘어 1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고, 아세안(76억2000만달러, 4.9%증가)과 일본(24억9000만달러, 21.6%증가), 인도(11억6000만달러, 2.9%증가) 등으로의 수출도 증가했다.

통상 분쟁 중인 미국으로의 수출은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섬유 부문 부진으로 인해 전년보다 10.7%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미 무역흑자 규모도 작년 동기보다 76.9% 감소한 3억6000만 달러에 그쳤다.

산업부는 “보호무역주의 확산,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화, 환율 변동성 확대, 주력 품목 해외생산 확대 등으로 대내외 수출 여건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다만, 글로벌 경기 확장세에 따른 수입 수요 증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은 우리 수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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