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끝나자 경선 시동거는 서울시장 여당 후보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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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겨울올림픽이 막을 내리자 6월 지방선거 서울시장 예비후보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들이 본격적인 경선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의지를 시사한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박영선·민병두·우상호·전현희 의원, 정봉주 전 의원 등이 경선에서 비교 우위를 점하기 위한 표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 박영선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우상호 의원(가나다 순). [중앙포토]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 박영선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우상호 의원(가나다 순). [중앙포토]

박 시장은 26일 오전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다. '82년생 김지영'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게 주제였다. 신혼부부, 미혼·비혼 남녀, 학부모 등과 만나 고충을 듣고 정책을 홍보했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신혼부부와 청년용 공공 임대주택 8만5000호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의 주거 정책을 발표했다. 이날 박 시장은 “기존의 가족을 넘어서 사실혼 가족까지 보호하고 배려할 수 있도록 정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우상호 의원도 서울시 주거 정책을 발표했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정책시리즈 '서울아 가즈아'에서다. 우 의원은 "결혼할 수 없는 청춘,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신혼부부, 날로 격차가 더 심해지는 강남과 강북의 부동산 가격 등이 모두 주거 문제에서 기인한다"며 "집 없는 설움을 느끼지 않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한강변과 철도 부지를 활용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을 조성하고 유휴 부지를 개발해 집값을 잡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평창 겨울올림픽에 응원을 갔다가 특혜 논란을 겪은 박영선 의원도 유권자와의 접촉을 넓힐 계획이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올림픽 논란으로 배운 점이 많은 만큼 한숨을 고른 뒤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정책을 만들기 위해 시민들과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서울을 걷다> 행사를 진행하며 서울 곳곳에서 시민들과 만난 박 의원은 다음 달 3일 서울 창신동에서 6차 <서울을 걷다>를 열고 9일에는 『서울을 걷다』 출판기념회를 할 예정이다.

민병두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 선거 경선 계획과 정책 비전 등을 발표할 계획이다. 민 의원은 앞서 지난달 서울시 주거 정책으로 '주거혁명 10만 가구' 구상을 발표했다. 서울의 재래시장과 폐교 위기의 학교 등을 활용해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게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다. 이날 민 의원은 박 시장과의 토론을 제안하며 "저출산 문제를 해소하려면 시속 100㎞로 달려야 하는데 현재 서울시는 시속 20㎞로 달리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왼쪽), 전현희 의원.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왼쪽), 전현희 의원. [중앙포토]

전현희 의원도 공식 출마선언을 앞두고 핵심 정책을 다듬고 있다. 전현희 의원실 관계자는 "서울시 현안 중 가장 시급한 주거와 교통 문제에 대한 정책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시점에서는 당내 조직력이나 인지도 면에서 약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서 "강남을 총선에서 지지율과 인지도를 뒤집어서 당선된 만큼 서울시장 선거 승리도 확신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복당 후 서울시장 도전을 선언한 정봉주 전 의원은 다음 주 중 공식 출마선언을 할 계획이다. 정 전 의원은 "현재 진행 중인 방송 프로그램 '시그널'과 '정봉주의 정치쇼' 등을 이번 주까지만 맡고 하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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