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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에 녹아든 AI·IoT·자율주행 … 세계는 지금 5G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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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8’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모델들이 ‘기어 VR’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각 사]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8’ 삼성전자 전시장에서 모델들이 ‘기어 VR’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각 사]

“웬디, 스탠드 조명 켜줘.”

세계 최대 모바일축제 MWC 2018

26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 SK텔레콤 전시관. 한 관람객의 말에 옆에 있던 스탠드 조명의 불이 켜졌다. SK텔레콤은 이날 인기 걸그룹 레드벨벳 웬디를 본떠 만든 홀로그램 아바타를 담은 ‘홀로박스(HoloBox)’를 공개했다. SK텔레콤은 5G 네트워크 상용화가 시작되면 홀로박스에 5G를 접목할 예정이다.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한다(Creating a Better Future)’는 슬로건처럼 MWC 2018 전시장에선 기술이 바꿀 미래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그려졌다. 이목이 쏠린 건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5G였다. 4G가 스마트폰으로 고화질 영상을 손안에서 감상하는 시대를 연 것처럼 5G는 홀로그램과 가상현실(VR)을 삶 속으로 끌어들일 것으로 예상한다.

홀로그램 아바타 가능하게 한 5G

그동안 홀로그램은 필요한 데이터의 양이 많아 4G로는 구현이 불가능했다. 각설탕 하나 크기 정도인 1㎤의 홀로그램이 담는 데이터 용량이 영화 수준인 1GB에 이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5G는 4G LTE 속도인 400~500Mbps보다 40배 이상 빨라 홀로그램 구현이 가능하다.

MWC 전시장 내 SK텔레콤 부스에서 모델들이 ‘5G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 홀로그램 ‘홀로박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각 사]

MWC 전시장 내 SK텔레콤 부스에서 모델들이 ‘5G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 홀로그램 ‘홀로박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각 사]

SK텔레콤은 또한 이날 스위스 양자암호 통신 기업 IDQ를 7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2001년 설립된 IDQ는 중국을 제외한 양자암호 통신 분야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1위를 기록하는 기업이다. 이번 인수는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5G에 대한 사전 대비 성격이다. 5G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자동차를 비롯해 손목시계·TV 등 모든 사물인터넷에 양자암호를 적용해 보안성을 높일 계획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서비스에 성공한 KT는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 합성하는 5G 중계방송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MWC에서 세계 최초로 28㎓ 5G 고정형 무선통신 가정용 단말기를 선보였다. 이 같은 가정용 5G 단말기가 상용화되면 인터넷 선이 사라지는 세상이 다가올 것으로 예상한다. 5G 기지국(AU)을 선보인 삼성전자는 올해 초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업자 버라이즌과 상용 제품 공급계약을 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카메라 혁신 경쟁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MWC를 기점으로 카메라 혁신 경쟁에 돌입한 모양새다. LG전자는 카메라 기능을 업그레이드한 ‘V30S 씽큐(ThingQ)’를 내놨다. LG전자는 인공지능(AI) 기술 씽큐를 카메라 도입했다. 사진을 찍을 때 AI가 화각·색감·반사광·역광 등을 고려해 최적의 촬영 모드를 추천해 준다. 촬영 환경에 맞춰 얼마나 어두운지를 분석해 기존 모델보다 최대 두 배까지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황정환 LG전자 부사장은 “고객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기능에 AI 기술을 접목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초고속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를 탑재한 갤럭시S9을 선보였다.

소니도 최고급 화질의 카메라를 장착한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XZ2와 XZ 컴팩트를 MWC에서 공개했다. 엑스페리아 XZ 프로는 5.7인치 HDR 풀 HD+ 디스플레이에 초당 960 프레임의 슈퍼 슬로우 모션 레코딩이 가능한 카메라를 활용했다. 이는 소셜미디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셀카 족’이 바꿔놓은 스마트폰 사용 트렌드를 시장 선도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카메라 스펙이 소비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IoT와 인공지능 기술 융합 추세도

KT 모델들이 스페인 바르셀로나 구엘공원에서 전시품목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각 사]

KT 모델들이 스페인 바르셀로나 구엘공원에서 전시품목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각 사]

통합과 융합도 MWC 전시장 곳곳에서 읽을 수 있는 키워드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을 중심으로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합했다. 전시장에선 스마트폰 하나로 가전기기와 생활을 아울러 5G로 연결된 삶을 미리 만날 수 있었다. LG전자는 비전 인식·음성인식·가전 제어 시연공간을 마련해 스마트폰 LG V30S로 세탁실, 주방, 거실 등에서 AI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MWC는 모바일, 통신 장비 제조사들의 신기술 경연장에서 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로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가든 체험 공간이 대표적이다. 체험 공간에선 인공지능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의 최신 버전부터 이미지 인식 기능이 담긴 구글 렌즈를 체험할 수 있었다.

멀미 막아주는 차 주행시스템 등장

자율주행차가 만들어갈 세상도 MWC에서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벤츠는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음성 인식 기반의 지능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Mercedes-Benz UX)를 선보였다. 자율주행차량 개발업체 톰톰은 ‘솔루션 모션 Q’를 통해 차량 회전, 감가속, 차선 정보 등 주행 의도를 시각화해 멀미 등을 미리 방지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미국 통신사 AT&T는 BMW와 협력해 7시리즈 차량에 자율주행을 시연했다.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원도 처음으로 MWC에 모습을 드러냈다. 450㎡ 규모의 자체 전시 공간을 마련해 디지털 플랫폼이 만들 자동차 스포츠의 변화상을 보여줬다.

통신업계를 이끌고 있는 리더들도 MWC 현장을 찾았다. 망 중립성 폐지를 선언했던 아지트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26일(현지시각) 기조 연설자로 나섰다. 오시자와카즈히로 NTT도코모 사장을 비롯해 샹빙 차이나 모바일 회장이 각각 기조연설자로 나와 5G 전략을 소개했다. 다음 달 1일까지 나흘 동안 열리는 2018 MWC에는 208개국 2300여개 업체가 참가한다. MWC 측은 “1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바르셀로나=이정봉·강기헌 기자 mo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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