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노선영 밀어주고 끌어줬지만···여자 팀추월 8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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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여자 팀 추월팀...준준결승보다 3초54 뒤진 기록으로 8위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7-8위전에서 한국 노선영(파란색), 김보름(빨간색), 박지우(노란색)가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7-8위전에서 한국 노선영(파란색), 김보름(빨간색), 박지우(노란색)가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논란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대표팀이 8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노선영(29·콜핑팀)-김보름(25·강원도청)-박지우(20·한국체대)로 구성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팀추월 7~8위 결정전에서 3분7초30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선수들은 레이스 도중 손으로 서로 밀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3분03초76을 기록했던 준준결승 때보다 3초54나 뒤졌다. 3분03초11의 폴란드에도 밀리면서 최종 8위가 됐다.

여자 팀 추월 대표팀은 지난 19일 열린 준준결승에 김보름-박지우-노선영이 호흡을 맞췄지만, 두 바퀴를 남기고 막판 스퍼트를 시도하다 마지막 주자인 노선영이 크게 뒤처진 채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 선수들의 레이스 장면을 지켜본 많은 국민들이 분노했다. 앞선 김보름과 박지우가 노선영을 챙기지 않고 질주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팀 추월은 3명 중 맨 마지막으로 들어온 선수의 기록이 최종 결과가 된다. 팀 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한 경기다.

경기 직후 김보름과 박지우의 인터뷰도 문제가 됐다. 두 선수 모두 레이스 실패에 대한 책임을 노선영에게 떠넘기는 것처럼 보였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하룻밤새 비난 여론이 커지자 심각성을 느끼고 2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백철기 대표팀 감독은 "노선영이 먼저 (자신이) 중간에 가는 것보다는 그 속도를 유지시켜서 뒤에 따라가는 것이 좋다고 직접 의견을 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선영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이를 반박했다. 노선영은 "내가 작전에 대해 직접 말한 적이 없다. 전날까지는 (내가) 두 번째로 들어가기로 했다. 시합 당일 워밍업 시간에 물어봐 '저는 처음 듣는 얘기인데요'라고 했다"고 말했다. 백 감독은 이에 "자신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재반박했다. 심각한 내부 분열은 진실 공방으로 이어졌고, 국민들의 분노도 더 커졌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오른 '김보름과 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하라'는 청원에 53만명이 참여했다.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7-8위전에 나서는 한국의 노선영(왼쪽부터), 김보름, 박승희, 박지우가 트랙을 돌며 몸을 풀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7-8위전에 나서는 한국의 노선영(왼쪽부터), 김보름, 박승희, 박지우가 트랙을 돌며 몸을 풀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이날 노선영은 다른 선수들 보다 일찍 경기장에 도착해 몸을 풀었다. 이후 김보름과 박지우, 예비선수 박승희가 도착해 20여 분간 함께 빙상 훈련을 진행했다. 선수들은 훈련 도중 간간히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준비했다. 이런 상황에서 좋은 기록이 나올 수 없었다.

강릉=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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