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움 문화' 없다고는 못하나 이번 사건과 관련 없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중앙포토]

설을 하루 앞두고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선배가 후배를 괴롭히다 못해 영혼까지 태운다는 간호사의 '태움 문화'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15일 오전 10시30분쯤 간호사 A씨가 서울 송파구의 아파트 고층에서 투신해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A씨의 휴대폰에서 A씨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메모들을 확보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A씨의 남자친구가 병원에서 선배·동료 간호사들로부터 괴롭힘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현재 온라인에는 자신이 A씨의 남자친구라고 밝힌 네티즌이 '여자친구가 선배들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해 고통을 겪어 왔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병원 종사자들에게 관련 제보를 받고 있다.

'갈구다 못해 영혼까지 불태운다'는 뜻에서 나온 '태움 문화'는 간호사간 위계에서 비롯된 일종의 은어다. 강지연 동아대 간호학과 교수는 "'태움'은 엄연한 학대"라며 "이를 통과의례나 교육으로 당연시하고 묵인하면 안 된다. 스트레스가 학대를 부른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관련 의혹에 대해 "자체조사를 벌인 결과 괴롭힘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에 대해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병원 내 태움 문화가 없다고 장담할 수는 없으나 이번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