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게스트하우스, 살해된 시신 옆에 두고 이틀간 영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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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동부경찰서는 게스트하우스에 투숙했다가 목이 졸려 살해된 20대 여성의 시신을 11일 발견하고, 유력 용의자인 게스트하우스 운영자를 쫓고 있다. 이날 오후 사건이 발생한 해당 게스트하우스 입구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고, ‘임시휴업’을 알리는 안내문도 붙여 있다. [연합뉴스]

제주동부경찰서는 게스트하우스에 투숙했다가 목이 졸려 살해된 20대 여성의 시신을 11일 발견하고, 유력 용의자인 게스트하우스 운영자를 쫓고 있다. 이날 오후 사건이 발생한 해당 게스트하우스 입구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고, ‘임시휴업’을 알리는 안내문도 붙여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 20대 여성관광객 살해 용의자로 지목돼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는 게스트하우스 관리인이 사건 발생 후 이틀간 숙소 손님을 받고 장을 보는 등 영업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2일 피해 여성 A(26·울산시)씨가 지난 8일 새벽께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추정, 정확한 사망 시각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경찰이 10일 오전 게스트하우스를 찾아가 탐문할 때 용의자 B(34) 씨가 "시장에 장을 보러왔다. 잠시 기다리면 숙소로 가겠다"고 태연하게 말했으며, "아침에 손님들이 다 나가서 현재는 방이 비어있다"고 대답하는 등 경찰이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하기 직전까지 영업을 해왔음을 내비쳤다고 전했다. 시신을 근처에 둔 상태로 이틀간 영업을 한 셈이다.

경찰은 B씨에 대해 탐문조사를 하면서 "언제 숙소에 왔는지", "차량을 끌고 왔는지" 등을 물었으나 B씨는 태연하게 "모르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가 자연스럽게 말했고 떨거나 더듬거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B씨는 경찰이 다녀간 후로 6시간 만인 오후 8시 35분께 항공편으로 제주를 떠나 잠적했다.

한편 경찰은 A씨가 7일 오후 이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왔으며 8일 새벽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가 게스트하우스 저녁 파티에 참석했으며 8일 새벽 1~2시까지 행적이 조사됐기 때문이다. 이후 가족들은 A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경찰에 신고를 했다. A씨의 시신은 11일 낮 게스트하우스 옆 폐가 방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해당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A씨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진행,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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