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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한인 여성의원 노리는 영 김…'보스' 로이스 위원장이 지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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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영 김 전 캘리포니아 주 하원의원이 오는 11월 미 연방의원 선거 판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효식 특파원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영 김 전 캘리포니아 주 하원의원이 오는 11월 미 연방의원 선거 판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효식 특파원

“‘보스, 내가 출마해도 되겠느냐’고 문자만 다섯 통 넘게 보냈어요. 하나님께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이 저한테 전화해달라고 기도까지 했어요.”

오는 11월 중간선거 캘리포니아 39구에서 한인 첫 여성 연방하원의원에 도전하는 영 김(한국명 김영옥ㆍ56ㆍ공화당) 전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은 지난달 9일 로이스 위원장의 지지 성명을 받을 때까지 당시 24시간 피 말렸던 순간을 이같이 말했다.

"깜짝 은퇴선언에 예상보다 10년 빨리 출마 기회, #"로이스 23년 보좌관, 주하원의원 역량 검증 받아 #당선되면 북 인권, 한반도 문제 해결 위해 노력"

김 전 의원은 “로이스 위원장이 갑자기 은퇴 성명을 내면서 기회가 생겼다”며 “로이스 위원장이 주 상원의원 시절인 1991년부터 23년을 보좌관으로 일한 내겐 그의 지지가 꼭 필요했다”고 말했다. 꼬박 24시간 만에 로이스 위원장이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하원 선거조직인) 공화당 의회위원회(NRCC)와 밥 호프 캘리포니아주 상원 원내총무 등 다른 경쟁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나는 영 김을 지지하며 영 김의 당선을 위해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고 했다.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 지난해 영 김 전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 행사에서 지지 연설을 하는 모습.[페이스북]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 지난해 영 김 전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 행사에서 지지 연설을 하는 모습.[페이스북]

김 전 의원은 지난 7일 워싱턴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의회의 대표적 친한파였던 로이스 위원장을 대신해 200만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것은 물론 강력한 한미동맹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가교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쟁은 북한의 공격에 서울을 방어하기 위한 최후 수단이며 전쟁 없이 한반도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영 김을 포함해 오는 11월 6일 미 중간선거에 3선을 한 김창준(79) 전 의원 이후 20년째 연방의회 한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출사표를 던진 한인 후보들은 10여명이다.
오바마 정부 고경주 보건복지부 차관보의 아들인 대니얼 고 전 보스턴시장 비서실장(민주당)이 매사추세츠주 3구, 유진 유 전 한인연합회장(공화당)이 조지아주 12구, 오바마 정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담당 국장 출신인 앤디 김(민주당) 뉴저지 3구, 데이브 민(민주당) UC어바인 로스쿨 교수(민주당)가 캘리포니아 45구, 로널드 김 변호사(민주당)가 뉴욕 21구에서 연방하원의원에 도전한다.
아래는 영 김과의 인터뷰 주요 문답이다.

로이스 위원장이 은퇴를 선언해 한인 사회 충격이 컸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미투(Me too, 과거 성추행 폭로 캠페인)때문이 아니냐는 등 각종 억측이 많지만 모두 사실이 아니다. 본인이 밝힌 대로 하원 의원 26년, 외교위원장을 3연임 하면서 6년 임기를 채웠기 때문에 정점에서 책임을 다하고 내려놓겠다는 소명의식 때문이다. 예상보다 10년이나 빠른 은퇴 결단에 나도 충격이 컸지만 본인의 뜻을 존경한다고 했다.”

어떤 인연이길래 로이스 위원장의 지지를 받게 됐나.

“로이스 위원장과는 같은 회계전문가 출신으로 둘째 아이를 낳은 직후 1992년 남편(찰스 김 전 한미연합회장)이 당시 주 상원의원이던 로이스 의원에게 ‘스텝이 필요하면 내 아내를 써보라’며 추천한 게 계기가 돼서 지역 및 아시아 정책 보좌관 23년을 했다. 같은 선거구에서 2014~2016년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을 지내 실력을 검증받았다.”

김 영 전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

김 영 전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

2016년 캘리포니아 전역이 ‘블루 스테이트’ 민주당 바람이 거셌는데 2018년 중간선거는 공화당엔 어렵지 않은가?

“주하원 재선에서 몇천표 차로 떨어진 건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 지명된 후 역풍 때문이었다. 쉽지 않은 선거인 건 분명하지만, 이 지역 13선 현역 로이스 위원장의 지지는 물론 공화당 의회선거위원회(NRCC)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2014년 210만 달러, 2016년 280만 달러의 선거 자금을 모금한 능력과 주하원의원으로서 검증받았기 때문에 삼박자를 갖췄다고 자부한다.”

11월 본선까지 많이 남았는데 선거판도는 어떻게 예상하나.

“같은 공화당 내에서 현재 오랜지카운티 슈퍼바이저(행정감독관)인 숀 넬슨, 밥 호프 전 주 상원 원내총무, 민주당에선 로또 당첨자인 억만장자인 길시스네로스, 대만계 제이 첸 전 교육위원 등이 유력한 경쟁 후보다. 오랜지ㆍLAㆍ샌버나디노 3개 카운티로 구성된 39선거구는 백인 61% 외에 아시안 22%, 라틴계 24% 등 소수인종 비율이 특히 높은 지역이며 한인도 2만명으로 많아 지역 특성상 기성 백인 남성후보들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당적과 상관없이 상위 두 명이 결선에 진출하는 오픈 프라이머리(예비선거)이기 때문에 교차투표를 받을 자신이 있다.”

당선된다면 한인 사회와 한국과 관계에서 어떤 역할을 할 건가.

“로이스 외교위원장의 아시아정책 담당 국장으로 2004년 북한인권법 통과와 2003년 탈북자 인권을 위한 북한자유이주민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 결성 과정에서 많은 역할을 했다. 견제와 균형역할을 하는 미 의회에서 200만 미주 한인 전체를 대표하는 의원이 되겠다. 한국과 미국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강력한 한ㆍ미 동맹을 유지하기 위해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과 전쟁 가능성을 걱정하는 국민도 많다. 전쟁은 한국을 방어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전쟁 없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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