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김영남 "평양 날씨와 별반 다르지 않다"…조명균 "날씨 풀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9일 방남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YTN 캡처]

9일 방남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YTN 캡처]

평창 겨울올림픽 북한 고위급대표단으로 참석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9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만나 "영하 15도라면 평양 날씨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귀한 손님이 와 날씨가 풀린 것 같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대표단은 공항 의전실로 이동해 20여 분간 환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북측 대표단은 검고 두꺼운 외투를 입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검은 털모자도 썼다.

9일 방남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YTN 캡처]

9일 방남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YTN 캡처]

대표단을 맞은 조 장관은 안쪽 좌석을 권했다. 그러자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김여정 부부장에게 "먼저 앉으시라"며 자리를 권했다. 환하게 웃으며 입장한 김 부부장은 가방을 내려놓으며 앉았다.

김 상임위원장은 조 장관과 날씨에 대한 환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 있던 관계자가 "(지금 온도는) 영하 15도 정도로 알고 있다"고 말하자 김 상임위원장은 "15도. 평양 기온과 별반 차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양 측의 옷차림을 둘러보며 "그림만 봐도 누가 남측 인사고 누가 북측에서 온 손님인가 하는 것을 잘 알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요 며칠 전까지는 좀 추웠다. 그런데 북측에서 이렇게 귀한 손님들이 오신다고 하니까 날씨도 거기 맞춰서 이렇게 따뜻하게 변한 것 같다"며 반겼다.

이에 대해 김 상임위원장은 "예전에도 우리는 동방 예의지국으로서 알려져 있었다"며 말을 받았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왼쪽)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오른쪽) [조선중앙 TV, 연합뉴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왼쪽)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오른쪽) [조선중앙 TV, 연합뉴스]

이날 조명균 통일부 장관, 천해성 통일부 차관,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공항에 나가 북한 대표단 일행을 맞았다. 이들 일행은 환담 후 곧바로 승용차로 인천국제공항역으로 이동해 평창으로 가는 KTX 열차에 탑승했다.

북측 대표단은 남측에서 준비한 에쿠스 승용차와 승합차 등에 나눠타고 KTX 승차장이 있는 교통센터로 이동했다. 대표단은 경강선을 이용해 강릉에서 열리는 리셉션에 참석한 뒤 개막식이 열리는 평창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인천공항 귀빈실에서의 환담

김영남 = (손으로 안쪽 좌석을 가리키며) 여기서 기다립니까?

조명균 = 네. 한 5분 정도 계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영남 = 담배 한대 필까

김영남 = 그림만 봐도 누가 남측 인사고 누가 북측에서 온 손님인가 하는 것을 잘 알겠구먼. (웃음)
조명균 = 네 ㅎㅎ

김영남 = 지금 대기 온도가 한 몇 도나 되나.

조명균 = (관계자에게) 지금 온도가 어떻게 되나?

관계자 = 15도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조명균 = 15도?

김영남 = 평창 15도?

조명균 = 많이 풀렸습니다.

김영남 = 15도. 평양 기온하고 별반 차이 없네.

조명균 = 요 며칠 전까지는 좀 추웠습니다. 그런데 북측에서 이렇게 귀한 손님들이 오신다고 하니까 날씨도 거기 맞춰서 이렇게 따뜻하게 변한 것 같습니다.

김영남 = 예전에도 우리 동방예의지국으로서 알려져 있는 그런 나라입니다. 이것도 우리 민족의 긍지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조명균 = 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