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스마트폰 방전 되고 카드 단말기 얼어붙는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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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모의 개회식을 찾은 관람객들이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3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모의 개회식을 찾은 관람객들이 셔틀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최강 한파가 몰아친 지난달 26일. 강원도 철원에서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5.2도까지 떨어졌고, 현장 취재에 나섰던 기자의 스마트폰이 방전되기도 했다.
지난 3일 밤 평창동계올림픽 모의 개막식이 열린 평창올림픽스타디움의 매점에서는 신용카드 리더기(카드 단말기)가 얼어붙어 작동되지 않는 일도 생겼다.
이어지는 한파와 강추위 속에 전자 제품이 기능을 못 하는 일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왜 그럴까.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소재부품원천연구본부장인 이진호 박사는 "강추위에 전자제품이 기능을 못 하는 제일 큰 이유는 배터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리튬 이온 베터리 등은 배터리 내 액체(전해질)가 추위에 얼어붙으면서 화학반응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이다. 전해질 속의 이온이 이동해야 전류가 흐르는데 전해질이 얼어버리면 방전이 돼 버린다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최저 기온이 영하 25도까지 내려간 강원도 철원 지역에서는 스마트퐅이 방전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천권필 기자

지난달 26일 최저 기온이 영하 25도까지 내려간 강원도 철원 지역에서는 스마트퐅이 방전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천권필 기자

배터리는 보통 영상 4~5도 이상에서 잘 작동하고, 이보다 낮은 온도에서는 방전이 일어난다.
이 박사는 "100% 충전한 배터리라도 영하 20도에서는 충전한 전력의 10%도 사용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외에 액정도 문제다. 액정 역시 온도가 낮으면 얼기 시작하고 반응이 느려진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다니기보다는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면 방전을 피할 수 있다.
추운 곳에서 전원이 꺼진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를 덥고 습한 곳으로 옮긴 뒤 바로 작동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차가운 전자회로 표면에 이슬이 맺힌 상태에서 전원을 켜면 합선이 일어나고 고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뜻한 곳에서 5분 정도 두고 온도가 올라가면 그때 전원을 켜는 것이 좋다.
눈에 스마트폰을 떨어뜨린 경우도 마찬가지다. 물이 스마트폰으로 들어갔을 경우에는 일단 전원을 끄고, 물기를 닦아내야 한다. 이후 완전히 말린 다음 사용해야 한다.
이 박사는 "최근 제품은 방수 기능이 있어 큰 문제는 없지만, 전자 칩 등을 연결하는 부위에서 드물게 합선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카드 단말기 [중앙포토]

카드 단말기 [중앙포토]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문제가 됐던 카드 단말기의 경우 영하 20도에서 영상 60도 범위에서 사용 가능하다고 표시는 돼 있지만, 보통은 실내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영하 20도에서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영하 20도에서는 단말기 액정이 문제가 될 수도 있고, 단말기 장치 내부에 들어있는 소형 배터리가 방전된 탓일 수도 있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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