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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긴장해야 한다! 중국 AI 기업 2곳의 추격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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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의 인공지능 산업이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 안면인식 선두주자 쾅스커지...밝혀진 투자금만 6억 달러 #- 내 손 안의 주치의, 아이카본엑스

인공지능의 중요 카테고리 중 하나인 딥러닝만 해도 세계 인공지능 1위인 미국보다 많은 양의 학문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가장 영향력 있는 인공지능 보고서 중 43%가 중국 국적(중국 혈통)인 연구자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의 하향식(탑다운) 개발 및 막대한 규모의 벤처자본펀딩 덕분에 가능한 일이라고 차이나머니네트워크는 설명했다.

[원이미지: 픽사베이·셔터스톡, 제작: 차이나랩]

[원이미지: 픽사베이·셔터스톡, 제작: 차이나랩]

중국 정부는 13차 5개년 계획에 인공지능과 관련된 비전을 추가했다. 또 기업들에게 인공지능 기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연구 및 조사에 박차를 가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일단 지원 규모부터 어마어마하다. 2015년부터 2016년 6월까지 1여년간 202개의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회사들에 정부가 쏟아부은 투자금은 6억 7000만 위안(약 1100억원)에 달했다. 이전 년도까지의 지원 금액을 합한 것보다 많은 수치다.

13억 인구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와 촘촘한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그 중에서도 얼굴인식과 헬스케어 분야에서 각각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는 두 기업을 만나보자.

1. 얼굴 인식은 더 이상 SF 영화 속 전유물이 아니다! 쾅스커지

 [출처: 알리바바]

[출처: 알리바바]

2015년 3월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이 독일 하노버 전자통신전시회에서 ‘스마일 투 페이(Smile To Pay)’를 통해 독일 우표를 구매하는 장면이 전 세계에 방송됐다. ‘스마일 투 페이’는 ‘얼굴 인식’을 보안 체계로 하는 금융결제 시스템이다. 이제는 내 몸만 있다면 어디서든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 중심에는 ‘쾅스커지 (旷视科技)’의 ‘Face++’가 있다.

쾅스커지는 2011년에 설립된 벤처기업으로 얼굴 인식 서비스인 ‘Face++’를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다. ‘Face++’는 사람의 얼굴 범위를 정확하게 캐치하는 ‘얼굴 탐지’, 타인의 얼굴과 대상의 얼굴을 구별하는 ‘얼굴 비교’, 기존의 데이터와 비교해 새로운 사진 속에서 대상 인물을 찾아내는 ‘얼굴 검색’, 얼굴의 특정 부위를 자세하게 잡아내는 ‘랜드마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인식 범위를 신체 전반으로까지 확장했으며, 얼굴 인식을 활용한 다양한 기술도 개발 중이다.

'Face++' 기능 중 '랜드마크' 기술 데모 버전 캡처 [출처: Face++ 홈페이지]

'Face++' 기능 중 '랜드마크' 기술 데모 버전 캡처 [출처: Face++ 홈페이지]

쾅스커지는 2017년 11월 4억 6000만 달러 투자를 유치하면서 창립 6년만인 2017년에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원)인 유니콘 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현재 밝혀진 투자기금만 총 6억 700만 달러로 중국 AI 스타트업 기업 중에 1위에 올랐다.

쾅스커지의 가파른 성장은 뛰어난 기술력이 있어 가능했다. 쾅스커지의 CEO 인치(印奇)는 중국 매체 신화사와의 인터뷰에서 “얼굴 인식의 정확도가 97.27%에 달한다. 이는 페이스북의 97.25%를 능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쾅스커지는 전 세계 1억 명의 얼굴을 스캔한 빅데이터를 구축해 얼굴의 특징을 빠르고 정확하게 잡아낸다. 심지어 쌍둥이까지 구분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했다고 한다.

타오카페 외부 [출처: 차이나랩]

타오카페 외부 [출처: 차이나랩]

‘Face++’는 셀카 어플의 얼굴 인식부터 금융 결제 보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나, 가장 흥미로운 성과는 바로 ‘알리바바’의 무인편의점 ‘타오카페(淘咖啡)’ 다. 타오카페에서는 지갑이나 핸드폰이 없어도 물건을 살 수 있다. “Face++’ 시스템을 통해 타오카페에 입장한 소비자들의 얼굴을 인식해 얼굴 정보를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와 바로 연동하게 만든 것이다. 또한 카메라로 소비자들의 동작을 인식해 어떤 상품을 골랐는지 분석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물건을 갖고 나가기만 해도 바로 결제가 되는 편의를 누릴 수 있게 됐다.

2. 내 손 안의 주치의, 아이카본엑스

건강은 인류에게 있어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다. 그러나 바쁜 일상에 치여 소홀히 하기 쉬운 것도 바로 건강이다. 매일매일 누가 내 건강 상태를 체크해주고 조언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한 생각에서 설립된 기업이 바로 인공지능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 기업인 ‘아이카본엑스(iCarbonX)’다.

아이카본엑스 CEO 왕쥔 [출처: 아이카본엑스 홈페이지]

아이카본엑스 CEO 왕쥔 [출처: 아이카본엑스 홈페이지]

아이카본엑스의 CEO 왕쥔(王俊)은 세계적인 과학자로 중국 게놈 연구의 선구자다. 중국 유전체 기업 BGI(Beijing Genomics Institute)의 공동 설립자인 그는 사스(SARS), 자이언트 판다 등의 게놈을 분석해 인간 게놈 프로젝트에 큰 기여를했다.

BGI를 세계적인 게놈 연구 센터로 만든 것도 그의 공이다. BGI의 CEO로 승승장구하던 그가 돌연 회사를 관두고 나와 벤처기업 아이카본엑스를 차린 것은 원대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비전은 개인별 맞춤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서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을 더 잘 이해하고 스스로 관리할 수 있게 돕는 앱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체의 모든 건강정보를 디지털화하여 개인별 의료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카본엑스는 텐센트와 협력해 중국 대표 SNS 위챗을 통해 데이터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위챗 사용자 9억 명 중 5년 안에 최소 100만명에서 300만명 이상의 사람들로부터 DNA 샘플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SNS가 단순한 메신저를 넘어 개인별 진료 카드로 바뀌는 순간이다.
왕쥔의 비전 실현에 걸림돌은 물론 있다. 게놈 분석만으로는 모든 생명현상을 해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 한계 때문에 그가 BGI를 나온 것이기도 하다.

디지털 라이프 연대 [출처: 아이카본엑스 홈페이지]

디지털 라이프 연대 [출처: 아이카본엑스 홈페이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카본엑스는 HealthLoop, SomaLogic 등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갖춘 회사에 전략적으로 투자했고 이들과 디지털 라이프 연대(Digital Life Alliance)를 결성했다. 위챗을 통해 얻은 게놈 정보뿐만 아니라 단백체, 박테리아 등 개인의 다양한 헬스 및 의료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이카본엑스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5년 10월 설립된 아이카본엑스는 6개월도 안돼 10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이 되었다. 지금까지 밝혀진 총 투자 유치금은 13억 위안(2149억원)이다. 이로써 아이카본엑스는 전 세계 인공지능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 벤처기업 중 유래 없이 짧은 기간 동안 가장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기업이 되었다.

'Meum' 플랫폼[출처: 아이카본엑스 홈페이지]

'Meum' 플랫폼[출처: 아이카본엑스 홈페이지]

현재 아이카본엑스는 'Meum'이라는 디지털 헬스 관리 플랫폼을 런칭해 운영 중이다. Meum은 라틴어로 '나의(My)'라는 뜻이다.

이 플랫폼은 피트니스, 스킨 케어, 영양 섭취 분야로 이루어져있는데, 아직 초보 단계다. 영양 분석을 하려면 먹은 음식을 직접 기록하거나 사진으로 찍어야하고, 개인의 체질별 맞춤 정보보다 입력된 정보에 한해 밸런스를 맞출 수 있는 식단을 추천해준다.

Meum은 왕쥔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첫 단추다. Meum을 발판으로 삼아 궁극적으로는 빅데이터 구축 및 헬스케어 IT산업 공동체 설립까지 하려는 아이카본엑스의 향후가 기대된다.

차이나랩 서유진, 인턴 강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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