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강조한 일본의 대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MUJI(무인양품).
그런데 MUJI 호텔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지난 1월 18일 중국 광둥성 선전(深圳)에 전 세계 최초 MUJI 호텔이 문을 열었습니다. 화려함을 반대하고 소박함과 자연을 추구하는 MUJI답게 내부 인테리어도 단순, 실용 그 자체입니다. 딱딱한 금속 대신 아늑한 느낌의 원목 인테리어가 눈에 띕니다.
객실, 회의실, 헬스장, 공용 서재 외에 MUJI Diner라는 다이닝룸과 MUJI 스토어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지 호텔이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호텔 예약부터 객실 및 부대시설 결제, 그리고 멤버십 서비스까지 메신저 위챗 하나로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위챗 호텔'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위챗 MUJI 공공 계정(公众号)을 통해 간편하고 빠르게 예약을 마칠 수 있습니다. 참고로 1박 비용은 최소 950위안서부터 최대 2500위안 수준입니다. 우리 돈으로 약 16만~42만 원이죠.
위챗, 결제·마케팅 결합한 신유통 솔루션 제공
Anti-cheap, 저렴한 것을 반대하는 MUJI의 정책이 녹아있습니다. 하지만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개업 첫 날부터 사흘간 객실 예약이 모두 끝났다고 하네요.
'위챗 호텔'답게 당연히 위챗페이로 모든 결제가 가능합니다. 위챗 미니 프로그램(小程序)을 통해 MUJI 회원이 되면 할인 쿠폰 획득 같은 다양한 혜택도 누릴 수 있죠.
위챗 미니 프로그램(小程序)?
필요한 어플을 별도로 다운로드하지 않고 위챗 내 검색 기능 혹은 QR코드 스캔을 통해 HTML5 기반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구글의 앱 스트리밍과 유사하다.
그렇다면 무지 호텔은 왜 위챗을 파트너로 선택했을까요?
위챗페이가 편리해서? 당연히 단순 결제 때문만은 아닙니다. 9억 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한 위챗 플랫폼을 활용해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고객 데이터를 모으고 잠재 고객을 발굴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위챗을 마케팅/홍보 채널로 활용하려는 거죠.
위챗의 '스마트 신유통' 야욕
지난해 중국 유통 업계를 강타한 가장 핫한 키워드는 신유통(新零售)이었습니다.
신유통이란 온라인+오프라인+모바일 결제+스마트 물류를 합친 개념으로 보면 되는데요.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등을 활용해 상품의 생산, 유통, 판매 전 과정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죠.
위챗을 개발한 텐센트의 야욕(?)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모바일 결제 기능과 방대한 유저를 보유한 위챗을 통해 '스마트 신유통'을 강하게 밀고 있는 거죠.
막 첫 걸음을 뗀 무지 호텔을 제외하면 스타벅스가 위챗 스마트 신유통의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자체적으로도 훌륭한 멤버십 제도(웰컴/그린/골드)를 가지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챗과 손을 잡은 이유를 곰곰이 따져봐야 합니다.
스타벅스 콘텐츠를 공유할 시 위챗으로 할인권을 제공함은 물론 스타벅스 위챗 미니 프로그램(星巴克用星说)을 통해 기프티콘과 기프트 카드를 선물할 수 있습니다. 매장에서는 위챗페이로 결제할 수 있죠(경쟁사 알리페이보다 먼저 스타벅스 결제를 지원했습니다).
위챗과 손 잡은 스타벅스. 그 효과는 어땠을까요? 고객 유치 비용이 1.7위안(약 285원)으로 내려갔고, 발행한 쿠폰 사용률은 20%를 웃돌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중국 내 바이럴 마케팅, 재방문(재구매)율 제고, 멤버십 통합 서비스 등에서 위챗 미니 프로그램은 훌륭한 대안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유통 업계에서도 이에 대한 연구와 전략 수립이 절실해 보입니다.
차이나랩 이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