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가 고래 삼킨 격…호반건설, 대우건설 인수자로 낙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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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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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시공 순위 13위인 호반건설이 3위인 대우건설의 인수자로 선정됐다.

2016년 기준 매출액은 호반건설이 1조2000억원, 대우건설이 10조9857억원이다. 호반건설과 산업은행 간 매매 계약이 확정되면 새우가 고래를 삼킨 꼴이 된다.

산업은행은 31일 이사회를 열고 대우건설 지분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호반건설은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한 바 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사모펀드 'KDB 밸류 제6호'를 통해 보유 중인 대우건설 주식 2억1093만1209주(지분율 50.75%)다.

호반 건설은 매각 대상 지분 50.75% 중 주당 7700원에 지분 40%만 사들이고, 나머지 10.75%는 2년 뒤에 인수하는 분할인수 방식으로 대우건설을 인수한다.

산업은행은 매각 가격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주당 7700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 전체 지분을 기준으로 계산한 인수 가격은 1조6242억원이지만, 지분 40%의 인수대금은 1조2801억원으로 추산된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지분 인수와 유상증자에 3조2000억원을 투입한 바 있다.

하지만 대우건설의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며 산업은행은 취득 원가의 절반 수준으로 대우건설을 매각해 대규모 손실을 보게 됐다.

산업은행은 다음 달 호반건설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정밀 실사를 거쳐 최종 매매계약조건을 확정한 뒤 올여름께 매매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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