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끈질김의 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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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8강전> ●신진서 8단 ○탕웨이싱 9단 

12보(163~183)=신진서 8단이 최대한 버티는 사이, 탕웨이싱 9단은 또다시 흑을 괴롭히러 나섰다. 역시 탕웨이싱 9단은 마지막까지 상대방을 끈질기게 괴롭히는 재능이 탁월하다. 한국 선수들이 탕웨이싱 9단을 어려워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상대가 질릴 때까지 집요하게 파고드는 기질 만큼은 탕웨이싱 9단을 따라갈 기사가 많지 않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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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 164, 166으로 흑의 해묵은 허점을 뚫고 나왔다. 물론, 백도 지금 당장 흑을 어찌해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무언가를 결행하기에는 백도 약점이 많기 때문이다. '참고도'처럼 백1로 당장 흑 대마를 잡으러 가면, 흑6으로 끊겨서 흑10까지 수순으로 되레 백이 곤경에 처하게 된다.

탕웨이싱 9단의 진짜 목적은 흑 대마를 공격하는 척하면서 하변 흑집을 지우는 것이다. 속셈대로 백은 176, 178로 흑을 공격하는 동시에 중앙에 두터움을 쌓아두었다. 이 정도면 백은 소기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한 셈이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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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진서 8단은 탕웨이싱 9단의 연타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179로 흑 대마의 생명줄을 연결해 놓은 다음, 침착하게 181로 백의 응수를 물었다. 백은 일단 182로 얌전하게 지켜둘 수밖에 없는 상황. 아무 대책 없이 흑한테 A를 당해서는 더이상 싸움이 불가능하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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