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출전 무산' 노선영 "대체 누구 위해 존재하는 연맹인가" 분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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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SBS와 인터뷰하며 눈물 흘리는 노선영. [사진 SBS 방송 캡처]

24일 SBS와 인터뷰하며 눈물 흘리는 노선영. [사진 SBS 방송 캡처]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착오로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이 무산된 스피드스케이팅 노선영(29·콜핑팀)이 24일 "금메달 만들기에서 제외당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노선영은 이날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고 "(노)진규는 금메달 만들기에 이용당했다. 4년 전 연맹은 메달 후보였던 동생의 통증 호소를 외면한 채 올림픽 메달 만들기에 급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선영은 남자 쇼트트랙 대표 에이스였던 노진규의 누나다. 노진규는 2014 소치올림픽 대표로 선발됐으나 골육종 때문에 출전하지 못했고, 2016년 별세했다.

노선영은 또 "현재 메달 후보가 아닌 나를 위해선 그 어떤 노력이나 도움도 주지 않는다"며 "나와 내 동생, 우리 가족의 꿈과 희망을 짓밟고 사과는커녕 책임 회피하기에만 바쁘다. 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연맹인가"라고 의문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까지 시키는 대로 훈련했을 뿐인데 왜 나와 우리 가족이 이 슬픔과 좌절을 떠안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더는 국가대표라는 사실이 자랑스럽지 않고 국가를 위해 뛰고 싶지도 않다"며 "빙상연맹은 우리 가족의 마지막 희망마저 빼앗았다"고 덧붙였다.

[사진 노선영 인스타그램]

[사진 노선영 인스타그램]

노선영이 자신에게 올림픽 출전권이 없다는 사실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것은 지난 23일이었다. 노선영은 김보름(강원도청), 박지우(한국체대)와 함께 팀 추월 종목에 출전할 예정이었는데 개인종목 출전 자격이 있는 선수들만 팀 추월에 출전할 수 있다는 규정을 빙상연맹이 뒤늦게야 알게 됐다. 노선영은 그동안 개별 종목보다는 팀 추월에 집중해 왔기에 조건을 충족 시키지 못했다.

노선영은 평창 선발전을 통과한 뒤 눈물을 보이며 "하늘에 있는 (노)진규를 위해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했다. 그러나 올림픽 무대에 설 수조차 없게 됐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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