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관세폭탄 트럼프 "메이드인 USA 일자리 창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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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를 발동하는 조치에 서명한 후 들어보이고 있다.[유튜브 촬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를 발동하는 조치에 서명한 후 들어보이고 있다.[유튜브 촬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한국산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세이프가드 ‘관세폭탄’을 매긴 데 “미국인을 위해 국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미 통상법 201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조치 서명식에서 “LG와 삼성에 미국내 주요 세탁기 제조공장을 짓겠다는 최근 약속을 지킬 강한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이 세이프가드를 발동한 건 지난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 철강제품에 8~30%의 관세를 부여한 이후 16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이렇게 할 때 수많은 제조업체가 미국에 와서 세탁기 공장과 태양광 제품을 만들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 노동자와 동시에 미국 소비자에게 이익에 되는 해결책을 지지하며,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노동자들은 과거처럼 좋은 ‘메이드인 USA’ 제품을 만드는 정말 훌륭한 일자리를 많이 갖게 될 것”이라며 “이게 이번 조치의 전부”라고 거듭 강조했다.

LG·삼성 거론 "공장 건설 약속지킬 강한 동기 부여" #"NAFTA 재협상 잘 되고 있다, 다른 무역협상할 것"

트럼프 대통령은 “세탁기와 태양광에 대한 이번 행정 조치는 공정한 무역의 원칙을 지키고 미국과 미국 기업들이 더는 누구에게도 이용당하지 않을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이는 우리가 미국에 수많은 공장을 짓게 될 매우 거대한 산업”이며 “우리가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절대로 오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비슷하게 우리는 미국에서 훨씬 더 많은 태양광 제품을 만들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태양광 회사들은 거의 망했지만 이제 강하게 되살아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로 연간 200만대 이상 세탁기를 수출하는 LG전자ㆍ삼성전자에 대해 향후 3년간 연간 120만대까지 1년 차 20%, 2년 차 18%, 3년 차 16%의 관세를 매기게 된다.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선 두 배가 관세(1년 차 50%, 2년 차 45%, 3년 차 40%)를 부과한다. 태양광 셀은 연 2.5GW(기가 와트) 이하는 무관세지만 이를 초과하면 ▶1년 차 30% ▶2년 차 25% ▶3년 차 20% ▶4년 차 15% 관세를 물린다. 태양광 모듈은 전체 물량에 첫해 30%, 2년 차 25%, 3년 차 20%를 부과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동석한 가운데 열린 이 날 서명식에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와 한ㆍ미자유무역협정(KORUS) 재협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NAFTA(재협상)는 꽤 잘 진행되고 있다”며 “나는 만약 잘 안 된다면 폐기할 입장을 갖고 있지만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른 무역협상도 할 것”이라며 “우리는 오랫동안 불공정하게 대우받았고 제대로 발언권을 행사하지 못했고 우리 노동자와 공장이 피해를 봤다”며 “이런 일은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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