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남용정 있으나 범죄 구성엔 미흡" 정부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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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형사소추엔 큰 부담 느껴>
○…여권 소식통은 21일 새마을운동 중앙본부에 대한 수사가 착수될 것임을 예고하고 전경환씨에 대한 당국의 수사가 「당당할 것」이라고 강조.
한 소식통은 『철저한 주변 관리와 과거 비리에 대한 의법처리는 노태우 대통령의 선거 공약중 하나』라고 상기시키고는 『처남인 김복동씨와 동서인 금진호씨를 출마하지 못하게 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전경환씨 사건도 다루게 될 것』이라고 시사.
또 다른 소식통은 『노대통령이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룩한 전임 대통령의 동생을 형사소추하는데 큰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사건이 법에 의해 정정당당히 파헤쳐져 국민들이 처벌과 관용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갖기 바라고 있다』고 부언.
그러나 소식통은 『새마을운동본부에 대해서는 이미 감사원의 감사가 있었고 언론이 파헤치고 있는 내용이 대부분 권력남용 또는 월권의 정은 있으나 실정법상 범죄요건을 구성하기에는 미흡하다』며 앞으로 수사결과에 따라 기소여부가 결정될 것임을 암시.
소식통은 『때문에 이 사건이 여론 재판에 휩쓸리지 않으면서 검찰권의 신뢰회복을 하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기필코 성고문·박종철군 사건 때의 잘못은 저지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

<야 공세 막을 정부 결단 촉구>
○…새마을운동본부 비리사건에 검찰수사가 착수되자 민정당은 여론의 동향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총선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
20일 오전 채문식 대표위원 주재의 당직자 회의는 김윤환 정무1장관도 참석시켜 이 문제에 관한 당정간의 입장을 정리했는데 전경환씨의 거취문제가 중점 논의됐다는 후문.
심명보 사무총장은 『이 문제는 사법적인 시시비비를 가리는 게 중요하다』며 『야당은 이를 정치 이슈화해 악용할 생각을 하지 않기 바란다』고 정치공세를 걱정하고 있음을 표출.
채대표는 『그동안 이 문제에 대해 정부측이 대처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는데 한 관계자는 『새마을문제가 총선때 야당에 호재로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측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민정공천에 반발 등 속출>
○…지난 대통령 선거때 민정당이 다른 당에서 영입해온 의원들 중 공천 티켓을 놓친 의원들은 민정당이 약속을 어겼다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등 반발.
최용안 의원(임실-정창)은 19일 탈당계를 내버렸고 김영생(의성)·신민선(정선) 의원도 21일 오전 회동, 대책을 숙의.
신의원는 『여당이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고 성토했고 김의원는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노태우씨는 태양」이라며 선거운동을 했는데 민정당이 공천 탈락으로 나를 완전히 망가뜨렸다』며 『공화당에서도 나를 영입하겠다고 한다』며 엄포.
12대 때 타의에 의해 지역구(상주)를 내주었던 정휘동 의원(전국구)도 공천 탈락에 반발, 무소속 출마를 위해 금명간 탈당계를 제출하겠다고 했으나 상주 공천자 김근수씨와 당의 배려를 살피는 눈치.
한편 채문식 대표는 일요일인 20일 민관식씨를 만나 서울 중구 출마를 최종 설득했으나 민씨가 끝내 고사하여 부위원장인 장기홍씨를 검토.
산청-함양은 권익현 고문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방침 아래 심명보 사무총장이 20일 권고문을 방문, 위로와 함께 협조를 요청했는데 노인환 전전경련부회장이 거명 중.
진천-음성은 민주당에서 탈당한 김완태 의원을 내정했으나 지구당의 반발 때문에 발표를 늦추고 있고 김종필 공화당 총재의 아성인 부여엔 젊은 인사를 내세워 「4년 후를 기약」 한다는 복안.
성남 갑은 공화당의 이대엽씨가 워낙 강세라 여전히 사람을 못 찾고 있으며 마산 을은 김주활 전농수산장관을 내정.

<이번 출마 후엔 정계 은퇴>
○…김종필 공화당 총재는 20일 『이번 국회의원 출마를 마지막으로 후계자를 키워놓고 지역구를 넘겨줄 생각이며 그때는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이날 부여 유스호스텔에서 지구당 당직자 2백50여명과 가진 연회에서 김총재는 『이번 선거에서 의회가 참다운 정치의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참야당 세력을 뽑아주어야 한다』며 『공화당은 지난날 국민에게 봉사했던 근대화 추진세력으로 민주화를 이 땅에 뿌리내리는데 봉사하게 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
김총재는 이어 『민주화 시대를 맞아 이제 투사 정치인이 필요한 시대는 지났다』며 『좀 더 슬기롭고 철학 있는 야당세력을 키워 국회가 정상화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

<신당대표 외부영입 제안>
○…민주당은 19일 밤 폭력사태로 야당통합협상이 중단되자 일요일인 20일 통합협상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마지막 노력.
민주당의 김정길 의원은 이날 오후 한겨레당 측의 제정구씨와 무소속의 이철 의원을 만나 통합신당의 최고대표위원 외부 영입 등 새방안을 제시하면서 최종 절충안을 한겨레당·무소속 측이 마련해 민주· 평민 양당에 통고하라고 제시.
김의원은 『민주당은 마지막 도박을 걸었다』며 『이 같은 수정안이 야당통합 노력을 위한 극약 투여』라고 표현.
이에 한겨레당·무소속 측은 모호텔에서 철야하면서 마지막 절충을 벌였으나 평민당 측이 공동대표제를 계속 고집해 무진전.

<독자적 공천작업 재개>
○…평민당은 21일 통합협상회담재개 촉구에 대한 민주당 측의 회답을 기다렸으나 이날 낮까지 응답이 없자 『민주당이 회담장의 소란행위를 핑계삼아 통합을 깨고 만 것』이라는 「책임전가」와 함께 독자적인 공천작업을 재개.
한 협상대표는 『소선거구제 관철 과정에서는 물론 김대중 전 총재의 사퇴이후 누가 과연 통합의지가 없었는지를 국민들이 알게 됐을 것』이라면서 『민정당마저도 공천 과정에서 데모등 불상사가 벌어지는 판에 야당에서 일부 소란행위를 구실 삼아 협상자체를 차버리는 것은 진의를 의심케 한다』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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