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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아베 평창 불참 가닥, 주한대사 귀국도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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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 1월 9일 본국으로부터 일시 귀국 조치를 받은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김포공항 국제선청사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1월 9일 본국으로부터 일시 귀국 조치를 받은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김포공항 국제선청사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일본의 요미우리(讀賣)신문은 29일 문재인 대통령이 “중대한 흠결이 있는 합의로는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 대사를 귀국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 초 소녀상 갈등 땐 85일간 비워 #“위안부 피해 할머니에게 아베 편지 #문 대통령이 요구할 가능성 있다” #한국 추가 조치 보며 대응 방침

신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전날 외무성의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심의관과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총리 관저에서 대책을 협의했다며 “나가미네 대사를 일시 귀국시키는 안 등도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초 부산의 총영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설치 때도 나가미네 대사를 불러들인 뒤 85일 만에 귀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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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는 “한국의 위안부 태스크포스(TF)가 검증 결과를 공표한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성명을 발표한 것으로 볼 때 일본 정부는 한국 측이 곧 어떤 형태로든 조치를 요구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 위안부(할머니)들에게 아베 총리가 편지를 보낼 것을 요구해 올 가능성이 있다”는 외무성 간부의 발언을 전했다.

아베 총리와 외무성 핵심 인사들의 전날 대책 협의에선 합의수정 요구에는 일절 응하지 않고, 한국 측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대응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는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이어 “아베 총리의 내년 2월 평창올림픽 참석도 보류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고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위안부 합의 이행 문제가 양국 관계의 암초로 떠오른 시기에 한국을 방문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에 아베 총리가 참석을 보류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총리의 방한은 어렵게 됐다. 지금 한국에 가는 것 좋지 않다’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전하며 “올림픽 개최 시기가 (일본) 정기 국회의 예산 심의 일정과 겹치고, 주요국 정상들이 평창올림픽 참석 의사를 표시하지 않고 있는 점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한·일 위안부 갈등과 관련해 “상대의 입장을 생각해 (서로의) 주장을 이해하는 마음이 없으면 이웃 나라와의 외교를 원활하게 진행하기가 어렵다”며 “양국 모두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나라다.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양국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위안부 TF 보고서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복잡한 감정에서 비롯된 험한 의견들은 항상 있어왔다. 거기에 하나하나 반발하면 일이 안 된다”고 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6일간의 연말 연휴 휴가에 돌입했다. 그는 도쿄의 호텔에서 휴가를 보낼 예정이며 내년 1월 4일 미에(三重)현 이세신궁을 참배한 뒤 현지에서 연두 기자회견을 한다. 이 회견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힐 가능성이 크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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