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서도 단단히 붙는 접착제 개발…물 없애면 원상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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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S 매크로 레터스(ACS Macro Letters) 12월호 표지 논문. 가운데는 유연하고 투명한 습식 접착제. 오른쪽은 UNIST 정훈의 교수[사진 UNIST]

ACS 매크로 레터스(ACS Macro Letters) 12월호 표지 논문. 가운데는 유연하고 투명한 습식 접착제. 오른쪽은 UNIST 정훈의 교수[사진 UNIST]

축축한 표면에도 단단하게 달라붙는 접착제가 개발됐다.

 19일 울산과기원(UNIST)에 따르면 정훈의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교수팀이 새로운 방식의 습식 접착제를 개발해 ‘ACS 매크로 레터스’ 12월호 표지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 논문은 ‘미국화학회 편집자의 선택’에도 뽑혔다.

 습식 접착제는 젖은 상태에서 서로 다른 물질을 붙이는 물질이다. 수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생체물질을 다루는 생명공학이나 의료 분야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기존에는 물속에서 단단하게 달라붙은 홍합 단백질을 모방한 접착제 개발 등이 추진됐다. 하지만 이 방식은 화학처리가 필요하고 가격이 높고 한 번 붙이면 되돌릴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정 교수팀은 미세구조를 이용해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 표면에 볼록하게 솟은 미세구조들이 서로 맞물리면서 달라붙게 했다. 미세구조를 이루는 고분자인 ‘하이드로겔’은 물을 먹으면 팽창하기 때문에 습한 환경에서 접착력이 더 강해진다.
반대로 물기를 제거하면 원래 모양대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박현하 UNIST 기계공학과 연구원은 “이 접착제는 넓적한 머리에 얇은 기둥을 가진 미세구조가 표면에 펼쳐진 얇고 유연한 필름”이라며 “두 장을 겹치면 미세구조가 맞물리면서 접착력을 가지는데, 물이 스며들면 하이드로겔이 사방으로 팽창해 더 단단하게 달라붙는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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