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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회 중앙시조대상] 중앙시조대상·중앙시조신인상 심사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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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중앙시조대상은 우선 세 본심위원이 예심 통과작을 모두 읽고 그 중에서 대상 후보작 3편씩을 고르기로 했다. 그리하여 총 다섯 분의 작품 10편을 두고 토론을 시작하였다. 3인의 심사위원이 공통되게 고른 것은 최영효 시인 외 다른 한 분의 작품들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 두 분의 작품에 논의가 집중되었다. 최영효 시인의 작품들이 보여주는 소재와 주제의 다양성과 깊이, 그리고 우리 전통 율격을 소화하여 새로이 빚어내는 리듬감에 주목하였다. ‘한라산’은 사물을 대하는 감각이 신선하고 은유의 힘이 강하며 주제의 무게감 또한 대상작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었다. ‘쌍것들’이 보여주는 강한 개성에 더욱 주목한 심사위원도 있었다. 그러나 그 작품의 매력이 ‘한라산’이 지니는 격조와 전아함의 미학을 능가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한라산’을 선택하였다.

중앙시조신인상의 경우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상상력을 보여주는 작품을 골라 시조 지평의 확대를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변현상 시인의 ‘대장 내시경 하러간다’와 김보람 시인의 ‘한강이라는 밤’을 주목하였다. 김보람 시인은 신선한 시 세계를 보여주지만 시조의 기본 형식에서 꽤 일탈하고 있다는 점이 약점이었다. 변현상 시인의 경우 현실에 밀착된 대상을 시적 소재로 취하면서 독창적인 상상력을 전개시켜 흡인력 강한 작품을 빚어낸다는 점을 기렸다. 다만 변현상 시인의 작품 제목이 일상에서 통용되는 말이기는 하나 한국어를 정확하게 구사했다고 볼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다. 결국 시인이 한국 사회의 단면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고자 하는 의도에서 의식적으로 그 제목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하여 수상작으로 확정했다.

◆심사위원=김일연·오승철·박진임(대표집필 박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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