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그거를 막 이렇게 딱”해서 결정된 국정 기조

중앙일보

입력

 ▼ “그렇게 그거를 막 이렇게 딱”해서 결정된 국정 기조 ▼

2013년 2월 25일 박 전 대통령의 취임식 8일 전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그동안 경제 부흥이라는 단어를 (최순실) 선생님께서 처음 말씀하셨는데. 한동안 많이 안 쓰던 단어인데요. 처음에 딱 보니 이거 먹힐 것 같더라고요.”

최순실 “경제 부흥은 괜찮아요.”

박근혜 전 대통령 “국민행복….”

최순실 “국민 행복도 괜찮아요.”

박근혜 전 대통령
“그러면 문화…. 문화라는 표현을 안 써도 그런 느낌이 오게 뭐 그런.”

최순실 “음 한 번 좀 찾아봐요.”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네”

박근혜 전 대통령
“문화향유죠. 문화향유 문화를 즐겨야지.”

최순실
“그렇게 해서 딱 해가지고. 고거를 막 이렇게 어떻게. 그, 저기 그거. 국가 기조를 해서 딱 하시면. 이게 막 컨셉이 되는 딱. 이게 공무원들도 알고 뭐도 알고 이게 막 컨셉이 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새 정부에서 하려는 게 크게 두 가지. 하나는 복지, 하나는 창조경제를 통한 경제 성장. 그 다음에 한반도 신뢰 평화 구축….”

최순실
 “거기다가 문화를넣으셔 가지고 기조가 형성이 돼야 하거든요. 그게 이번에 취임사에서 나와야 한다고. 재외공관하고 대사관하고 공무원한테도 초창기에 내려보내셔야 돼요. 1부속실에서 하는 게 그런 일이야.”

13일 최순실씨 국정농단 재판에서 녹음파일이 공개됐습니다

이 통화에서 언급된 내용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 기반 구축’은
박근혜 정부의 4대 국정 기조로 발표됐습니다

검찰은 이를 두고
“국정 기조 중 하나인 경제부흥을 최씨가 처음 제안했고,
이를 청와대 제1부속실에서 담당하게 했다.
최순실씨가 국정에 개입한 증거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최순실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 아이디어에 따라 국정 기조를 정했다는 건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당선시킨 1200만 유권자에 대한 모독에 가깝다. 최씨는 대통령의 숨은 조력자로 대통령에 맞는 이야기나 조언을 한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순실씨 역시
“개인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고 국정 농단이라는데,
다른 사람들도 의견을 낼 수 있다고 본다.
대통령도 자기 국정 철학이 있고 전 국정에 개입한 적도 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의 1심 심리가 14일 마무리됩니다

최순실씨의 범죄 혐의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공모해 미르ㆍK스포츠 재단에 대기업들이 774억원을 억지로 출연하게 한 것,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딸 정유라씨의 승마지원비 등 433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한 것 등입니다

나라를 뒤흔든 국정농단 사태의 중심이 있었던 최순실씨,

검찰은 최순실씨에게 징역 25년에 벌금 1185억원을 구형했습니다

최순실씨는 검찰의 구형을 듣고 "아아아악"이라고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고 합니다

선고는 내년 1월 초ㆍ중순에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제작:  오다슬 인턴 oh.da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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