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대에 맞는 정치 펴겠다"-출범 앞둔 제6공화국|관심의 7부장관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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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처음 맡게 된 중책이라 앞으로 잘해낼수 있을지 어깨가 무겁군요. 아직은 업무파악도 못한 상태지만 한국사회의 민주화분위기. 화합분위기에 따라 여성문제도 잘 풀리도록 힘쓸 생각입니다.』 19일 오전에 발표된 제6공화국 각료명단중 유일한 여성각료인 정무 제2조경희 장관(70)의 첫 소감. 13세부터 고수해왔다는 짧은 커트머리에 검정색 수트와 잔장미꽃이 프린트된 실크 블라우스의 단정한 차림. 70의 나이는 짐작조차 할수 없이 활기찬 모습이다.
그러나 곧 『여성장관으로의 기용이 민정당의 선거공약에도 명시됐던 것처럼 모름지기 2천만 여성을 대표하는 인물로 뽑힌 것인 만큼 새 직책이 주는 중압감으로 가슴이 무겁다』면서 평소의 활달한 그의 성격과는 달리 걱정스러운 표정이 된다.
『우선 근로여성·일반 직장여성·여성단체대표 등 각계각층의 여성들을 간담회 형식으로 많이 만나 한국여성의 문제를 폭넓게 수렴하여 국가정책에 반영토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장관실 문을 활짝 열어놓을 생각입니다.』
조장관은 여성계의 오랜 숙제인 가족법개정을 비롯. 여성취업 등 산적한 당면문제는 남성을 적대자 아닌 협조자로 만들었을 때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여성들은 이를 위한 「테크닉」과 「정치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 강화에서 3대가 기독교집안인 성공회목사 조광원씨의 딸로 태어나(1918년)이전 문과를 졸업한 조장관은 활달하고 개방적인 성격의 언론인 출신. 기자시절부터 남성동료· 후배기자들과 스스럼없이 술자리에 어울릴줄 아는 「트인 여자」(?)로 알려져 있다.
39년 조선일보 학예부 가정난 담당으로 시작된 그의 기자생활은 매일신문·서울신문·중앙일보·부산일보 등을 거쳐 80년 한국일보 논설위원으로 정년 퇴직할 때까지 계속했다.
수필가이기도한 그는 84년 한국예총 회장직을 맡으면서는 한국공연예술계의 대모노릇을 해왔다. 2남1여 자녀들은 모두 장성하여 분가했고 정릉 자택에서 부군 홍태식씨(72)와 단둘이 살고 있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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