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점유율 끌어올린 현대차…수입차보다 덜 팔린 한국GM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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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신형 '그랜저 IG'.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 신형 '그랜저 IG'. [사진 현대자동차]

최근 수 년 간 내수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하락했던 현대차가 올해 반등에 성공할 전망이다. 한국GM 판매량이 급감한 덕분이다. 또 그랜저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승용차 시장에서 현대차 판매량은 2년 만에 15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올해 1~11월 국내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38.8%(63만5578대)다. 지난해(36.1%) 대비 2.7%포인트 높은 수치다. 연말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현대차 올해 내수 판매량은 70만대에 근접할 전망이다. 최근 5년 간 현대차가 내수 시장에서 70만대 이상을 판매한 건 2015년 뿐이었다.

2012년 43.3%였던 현대차 점유율은 지난해까지 매년 꾸준히 하락했다. 하지만 올해 대형 세단 그랜저IG가 흥행 돌풍을 이어가며 반등에 성공했다. 그랜저는 올해 11월까지 12만3000여대가 팔리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판매량이 38.9% 증가했다. 올해 한국 시장 최다 판매 차종(베스트셀링카) 등극을 사실상 확정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수준(29.3%)의 점유율을 유지할 전망이다. 11월까지 47만5048대를 판매하며 시장점유율 29%를 기록했다. 지난 8월 통상임금 판결 이후 기아차는 잔업을 전면 중단하고 주말 특근을 축소했다. 이로 인해 자동차 생산시간이 감소하며 지난해 판매량(53만5000대)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기아차가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줄었는데도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한 비결은 한국GM 덕분이다. 지난해까지 내수시장 부동의 3위(9.9%·18만275대)였던 한국GM은 올해 내수 판매량(7.4%·12만526대)이 크게 줄었다. 지난달 판매대수(4만2543대)는 40%나 감소했다. '철수설'로 홍역을 치렀던 한국GM은 올해 5월부터 시작했던 임금 협상을 여전히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중앙DB]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중앙DB]

한국GM이 부진한 틈을 타 수입차가 판매량을 대거 늘렸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올해 1~11월 내수 판매량은 11만7719대로, 한국GM 판매대수와 엇비슷하다. 경상용차(다마스·라보)를 뺀 승용차(11만2619대)만 놓고 보면 양대 수입차가 한국GM보다 더 많은 자동차를 판매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선전으로 올해 수입차의 내수 시장 점유율(15.2%)은 아우디·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 사태 이전 수준(15.5%)을 회복했다. 지난해 수입차 점유율은 14.4%였다.
한편 티볼리·G4렉스턴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를 확대한 쌍용차는 올해 11월까지 9만6030대를 판매해 내수 점유율(5.9%)을 끌어올렸다. 반면 지금 추세라면 르노삼성차(점유율 5.5%)는 쌍용차에 밀려 내수 5위가 될 전망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현대차 올해 점유율 38.8%…2.7%포인트 ↑ #통상임금 후폭풍 기아차는 점유율 유지 #한국GM 점유율 7.4%로 급락 #벤츠·BMW 합산 판매량과 엇비슷해 #쌍용 4위, 르노삼성 5위로 자리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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