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차 유럽공략 … 축구마케팅 집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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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업계가 축구 마케팅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워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6회 제네바 모터쇼에서 한국 업체들은 각사의 유럽 진출 전략을 공개했다. 제네바 모터쇼는 매년 3월 초 유럽에서 가장 먼저 열리는 전시회로, 유럽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한눈에 읽을 수 있다.

현대차는 축구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축구 마케팅'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을 공식 후원하는 데 이어 2008년 '유로 2008'을 독점 후원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3조~4조원대의 광고 효과로 유럽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유럽법인의 게리 도리차스 부사장은 "10억 유로(약 1조1500억원)를 투입해 체코 공장을 건설키로 하고 곧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날 컨셉트카인 '제누스'를 공개했다. 차 주변에 축구공 무늬를 넣어 만든 의상을 입은 모델과 대형 축구공을 배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럽인들에게 축구에 대한 현대차의 애정을 심어주려는 시도"라고 했다. 현대차는 또 신형 싼타페와 베르나 3도어를 유럽 시장에 처음 공개했다.

기아차는 컨셉트카 '시드(cee'd)'를 공개했다. 유럽 시장을 겨냥해 만든 준중형 5도어 차량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말 본격 가동되는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의 전략 차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드의 수석 디자이너인 그레고리 기욤은 "시드는 유럽인들의 취향에 맞춰 디자인했기 때문에 유럽 소비자들의 마음에 쏙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 측은 차 이름인 시드의 발음이 씨앗(seed)과 같은 것을 '유럽 진출의 씨앗이 된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기아차는 미니밴 그랜드카니발의 쇼트보디 모델도 선보였다.

시보레 브랜드로 유럽을 공략하는 GM대우는 첫 SUV인 캡티바(현지 판매명)를 공개했다.

쌍용차는 SUV인 카이런.뉴렉스턴, 레저차량(RV)인 로디우스를 전시하고 중국계 스위스인 체조선수를 홍보대사로 내세워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SUV 수요가 많은 알프스 지역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제네바=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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