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행장 내정자 "조직 안정화 최우선"…'행장 공백기' 종지부 찍은 우리은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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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경청하는 손태승 내정자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손태승 제51대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2017.12.1   superdoo8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질문 경청하는 손태승 내정자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손태승 제51대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2017.12.1 superdoo82@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우리은행이 두 달간의 행장 공백기에 종지부를 찍고 민선 2기 출범을 공식화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자는 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고경영자이기 이전에 30년간 우리은행과 함께한 사람으로서 조속한 사태 수습과 조직 안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손태승 행장 내정으로 ‘민선 2기’ 본격화 #채용비리·계파갈등 등 혼란기 수습해야 #"자산운용사 등 M&A로 금융지주사 전환 추진" #"점포 줄이고 명예퇴직 유도해 구조조정"

지난 2일 이 행장이 사임한 뒤 행장 직무 대행을 맡아온 손 내정자는 지난달 30일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최종 은행장 후보로 확정됐다. 오는 22일 주주총회에서 51대 우리은행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임추위는 “손 내정자가 갑작스럽게 은행장 업무를 위임받아 수행하게 된 상황에서도 합리적이고 침착하게 조직을 이끌어 나간 점이 눈에 띄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불거진 ‘채용비리의혹’의 여파로 이광구 당시 우리은행장이 사의를 표하며 수장 공백기를 맞았다. 검찰은 신입사원 채용을 담당한 인사 실무자 3명을 체포하고 우리은행 본점과 연수원 등을 3차례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 행장 내정자

손태승 우리은행 행장 내정자

손 내정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침체한 조직을 안정화하고 조직 내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내부적으론 계파 갈등에, 외부적으론 검찰 수사로 극심한 혼란기를 겪고 있는 만큼 조직 안정을 위해 힘쓰겠다는 의미다. 특히 채용 비리와 관련 “채용절차에 대해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세밀하게 안을 만들고 있다”며 “면접 과정 등 채용 프로세스가 적정한지 전문가 검증을 거치고 외부 아웃소싱을 적절히 이용해서 인사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를 계기로 다시 수면위에 오른 ‘계파 갈등’에 대해선 “100% 없어지지 않더라도 거의 없어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999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일대일 합병이 이뤄진 뒤 ‘출신 은행’에 따른 갈등이 지속해 왔다. 손 내정자는 “제가 행장이 돼서 계파 갈등이 없어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성과에 의해 평가하고 인사해나가면 (계파 갈등에 대한) 잣대도 흐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우리은행의 경영 전략으로는 단계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한 종합금융그룹 구축을 제시했다. 강한 의지를 갖고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손 내정자는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를 먼저 M&A를 하는 등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필요하면 M&A도 할 계획”이라며 “종합금융그룹으로 가려면 일정 부분 비(非)은행 금융사가 있어야 하므로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은행권의 화두인 ‘비대면 채널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점포를 축소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손 내정자는 “해외 점포는 늘리는 대신 국내 점포를 줄이고, 인원도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일정 부분 감축할 것”이라며 “임금피크제 인원이 연간 400~500명 정도 되는데 명예퇴직을 유도해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피라미드 인력구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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