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구호품 보낸 일본인…“동일본 지진 때 감사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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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피해가 난 경북 포항시에 물품을 보낸 일본인 이와타 메구미(28·여)씨(좌)가 보낸 핫팩(우). [이와타 메구미씨 제공=연합뉴스]

지진 피해가 난 경북 포항시에 물품을 보낸 일본인 이와타 메구미(28·여)씨(좌)가 보낸 핫팩(우). [이와타 메구미씨 제공=연합뉴스]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포항 이재민에게 일본인이 구호물품을 보내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포항시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일본 아이치현에서 직장에 다니는 이와타 메구미(岩田惠·28·여)씨는 온라인을 통해 포항 지진 관련 뉴스를 접했다.

그는 시민들의 피해가 크다는 뉴스에 포항시 공식 트위터 계정를 통해 “돕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와타씨는 먼저 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 등을 담은 사진 파일 64개를 트위터 계정에 올리고, 20일에는 이재민에게 핫팩 240개를 보냈다.
이밖에도 재난상황에서 간단하게 얼굴과 몸을 닦을 수 있는 세안시트 1상자·바디시트 1상자와 간이 화장실 1상자를 추가로 보내겠다고 밝혔다.

이와타씨는 21일 연합뉴스와의 메신저 인터뷰에서 “동일본 대지진 때 한국에서 많이 지원해 줘 고마웠고, 한국 친구가 많아 돕고 싶었다”면서 “직접적으로 큰 재해를 당한 경험은 없지만, 어릴 적 고베 지진으로 대피한 친척을 본 적이 있다”고 도움의 손길을 보낸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내에서 두꺼운 옷을 입은 이재민 사진을 보고 따뜻한 것이 필요할 것 같아 핫팩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한국어 공부를 10년 이상 했을 만큼 한글이 능숙한 이와타 씨는 시민강좌 프로그램 한국어 강사를 했다.

또 한글 필명은 한국말을 할 수 있는 일본사람이란 뜻의 '한일'에 '메구미(惠)'를 붙여 ‘한일혜’라고 소개했다.

이와타씨는 “수능 시험도 일주일 연기됐다고 들었는데 수험생들이 건강하기를 바란다”면서 “한국도 언제 일어날지 모를 지진에 대비하고 내진에 더 많은 관심을 두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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