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라이브] 최경환 의원실 5시간30분 압수수색 현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검찰이 20일 오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1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실을 전격 압수 수색했다. 압수수색은 5시간 30분가량 진행된 뒤 오후 3시쯤 종료됐다.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와 수사관 10여 명은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7층 최경환 의원실을 찾아가 보좌진에게 영장을 확인시킨 뒤 곧바로 수색을 시작했다. 이들은 의원실의 보좌진 책상과 캐비닛 등을 뒤지며 각종 내부 문서와 장부, 컴퓨터 하드 디스크 등 증거 자료 확보에 나섰다. 최 의원은 내부에 없었으며, 보좌진들만 자리를 지켰다.

박근혜 정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에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여 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해 20일 검찰이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있다[연합뉴스]

의원실 유리창 틈으로는 컴퓨터에 외장 하드를 끼우거나 각종 서류를 살펴보는 수사관들의 모습이 보였다. 수색이 진행되는 5시간 동안 의원실에서는 서너 차례 드나든 수사관 외에 아무도 출입하지 못했다.

의원실 주변은 수사관들이 출입할 때 들리는 카메라 셔터 소리 외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오전 11시 40분쯤에는 식사(도시락)를 주문해 외부에서 받아온 보좌진 2명만 나왔다가 들어갔다.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의원실 주변을 메운 취재진을 향해 ”사진 찍지 마세요 “라고 외치기도 했다.

오후 3시 문이 열리고 수사관들은 박스 3개와 봉투 6개를 든 채 의원실 밖으로 빠져나갔다.
압수수색 내내 자리를 지켰던 의원실 보좌진들도 전화기를 꺼둔 채, 굳은 표정으로 의원실 밖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압수수색에 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나중에 하자"고만 답했다.

최 의원은 수사관들이 돌아간 뒤에도 의원실에 나오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시절에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원여원을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검찰이 20일 오전 압수수색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이날 검찰이 이례적으로 국회 의원회관을 직접 압수수색을 한 것에 대해 ‘반드시 사법처리하겠다’라는 의지를 보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이 의원회관을 압수수색 한 것은 2015년 성폭행 의혹을 받던 심학봉 전 의원(무소속)에 대해 수사한 이후 2년 만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벌어진 사정 정국에서 국회의원의 지역사무실 등을 압수수색 하긴 했지만, 국회 안까지 들어온 것은 처음”이라며 “검찰도 정치적 부담이 따르는 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수사를 종결짓기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검찰이 '국정원 특활비 수수 의혹'관련해 20일 최경환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수사관들이 사무실에서 서류등을 살펴보고 있다. 강정현 기자

한편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열린 3당 원내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날 동석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정 의장이) 국회 의장으로서 오늘 오전 최경환 의원이 압수수색을 당한 것과 정보위원회 건에 불쾌감을 드러내시고 항의를 하셨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정 의장은 ‘이렇게 하는 건 아니지 않으냐’, ‘국회는 국회 역할이 있다’고 정부ㆍ여당 측에 항의했다고 한다.

강 원내대변인은 “의장이 불쾌하다는 입장표명을 한 것이냐”는 기자들 질의에 “항의도 했고 최 의원 압수수색에 대해서는 ‘불쾌하다’가 정확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유성운·백민경 기자 pirat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