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세종 부부, 첫 아이 늦게 낳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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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인생에 상관없는 결혼과 출산. [중앙포토]

20대 인생에 상관없는 결혼과 출산. [중앙포토]

서울·경기·세종에 거주하는 부부들이 타 시도에 비해 결혼 후 첫 자녀를 늦게 낳는 편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가 없는 기혼여성의 비중은 동년배 중 1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

통계청,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 분석 #서울 부부, 결혼 후 첫 아이 출산에 1.75년 걸려 #시군구 단위에서는 서울 용산구(1.94년),서초구(1.90년)가 길어 #비싼 주거비용과 높은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 때문 #충남 서천군은 1.3년으로 가장 짧아 #기대자녀수는 1950년대 4.5명에서 1.9명으로 급감 #여성 경력단절 시점은 30대 후반으로 늦춰져 #

통계청이 통계개발원의 ‘아동·여성, 출산력 특성 분석’ 보고서를 토대로 발표한 ‘생애주기별 주요 특성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05~2009년 혼인 부부의 기대자녀수는 1.9명이었다. 50여년 전인 1950~54년 혼인 부부의 기대자녀수 4.5명과 비교하면 절반 아래로 급감한 수치다. 같은 기간의 실제 출생아수도 4.5명에서 1.9명으로 하락했다.

이와 반대로 기혼여성의 무자녀 비중은 1980년 결혼한 동년배(혼인코호트)에서는 2.6%였지만 2005년 혼인코호트에서는 9.2%로 크게 상승했다.

결혼 후 첫째 출산까지 걸리는 시간을 의미하는 첫 출산 간격은 197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전반까지 완만하게 증가하다가 2000년대 중반부터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1975~79년 혼인코호트는 1.5년이었지만 2000~2004년 혼인코호트는 1.89년까지 높아졌다. 그러다가 2005~2009년 1.68년, 2010~2014년 1.26년으로 단축되고 있다. 만혼이 늘어나면서 부부들이 과거보다 첫 출산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결혼 후 첫 출산까지 걸리는 시간이 가장 긴 지역은 서울(1.75년)이었고 경기(1.66년), 세종(1.63년)이 뒤를 이었다. 상대적으로 높은 주거비용과 여성의 활발한 경제활동참가 등이 이유로 지목됐다.

광역시도 출산간격

광역시도 출산간격

시군구 단위에서는 서울 용산구(1.94년), 서울 서초구(1.90년), 서울 강남구(1.87년)의 첫 출산 간격이 가장 길었고 충남 서천군(1.30년), 전북 임실군(1.35년)은 상대적으로 짧았다.

시군구 출산간격

시군구 출산간격

어머니가 취업한 가구의 자녀는 비취업모 자녀에 비해 보육시설 및 학원 이용률이 높았다. 어린이집이나 놀이방 이용률은 취업모의 자녀가 51.5%로 비취업모의 자녀(34.1%)보다 17%포인트 이상 높았다. 초등학교 입학 이후 학원이용 비중도 6세의 경우 취업모 자녀가 15.3%로  비취업모 자녀(10.5%)보다 높았다. 12세 역시 취업모 자녀가 47.0%로 비취업모 자녀(34.6%)보다 높았다.

대학 진학률 감소의 영향으로 청년층 인구(15~34세) 중 재학 및 비취업 인구는 감소 추세였다. 2015년이 2010년에 비해 비재학·취업 및 비재학·비취업 인구가 각각 1.9%포인트, 0.6%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재학·취업, 재학·비취업 인구는 각각 0.6%포인트, 1.8%포인트 하락했다.

2015년의 경우 30대 후반(35~39세)의 여성 취업자 비중이 56.5%로 24~54세 여성 취업자 비중 중에서 가장 낮았다. 30~34세 여성 취업자 비중 59.8%에 비해서도 상당폭 낮아진 수치다. 5년 전에는 30~34세와 35~39세의 취업자 비중이 56.1%와 55.2%로 비슷했다. 통계청은 “여성의 경력단절 시기가 30대 후반으로 늦춰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경력단절 시기

경력단절 시기

경력단절 사유로 ‘결혼’의 비중이 감소하고, ’임신·출산‘과 ’자녀양육‘의 비중이 높아졌다. 1950년생의 경우 결혼이 70.6%, 임신출산이 14.2%, 자녀양육이 5.1%였다. 하지만 1980년생은 결혼이 41.5%로 낮아진 반면, 임신출산과 자녀양육은 각각 46.8%와 9.4%로 높아졌다.

세종=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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