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야당의 전통적 텃밭인 대구 민심을 잃은 걸까. 아니면 단지 ‘태극기 부대’에게 미움을 산 걸까. 홍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이후 대구 민심을 수습하러 출격한 가운데 친박 단체들이 격렬한 반(反) 홍준표 의사를 밝혔다.
홍 대표가 10일 오전 대구·경북 지역 중견언론인 모임‘아시아포럼21 토론회’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과 관련한 입장을 내놨다. 홍 대표는 “서운한 마음이 있으신 것은 알지만 보수우파 전체가 궤멸한 상황이라 비난을 감수하고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아시아포럼21 토론회’가 열리는 대구 수성호텔 앞에서는 자유대한민국지키기국민운동본부 회원들이 홍 대표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배신자 홍준표는 대구땅을 떠나라”, “배신자들 자폭하라”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집회를 진행했다.
대구는 야당의 텃밭이지만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하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열리는 박정희 대통령 탄생 기념 토크콘서트에도 참석했다. 해당 토크콘서트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에 반대하는 ‘태극기 부대’ 등 보수단체가 대거 참석, 홍 대표가 연단에서 인삿말을 하는 동안 “나가라”고 소리를 질러 장내를 소란스럽게 했다. 홍 대표는 "아마 박근혜 전 대통령 일(출당) 때문에 그러시는가보다"라고 말했고 이들은 "배신자" 등 소리를 질러 홍 대표의 발언을 방해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