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소치 도핑' 러시아 크로스컨트리 선수 金 박탈...평창에 영향미치나.

중앙일보

입력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당시 러시아 소치 피시트 스타디움에 함께 걸린 올림픽기와 러시아 국기. [AP=연합뉴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 당시 러시아 소치 피시트 스타디움에 함께 걸린 올림픽기와 러시아 국기. [AP=연합뉴스]

 2014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국가 주도로 금지 약물(도핑) 관련 부정행위를 저질렀단 의심을 받는 러시아 선수들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처음 메달 박탈 징계를 내렸다.

IOC는 2일 소치올림픽 크로스컨트리 남자 50km 단체 출발 금메달리스트 알렉산더 레그코프(34)의 메달을 박탈하고, 올림픽 영구 출전 금지 처분을 내렸다. 그는 당시 이 종목뿐 아니라 러시아 팀의 40km 계주 은메달도 땄다. 레그코프는 지난해 도핑 의혹을 강하게 부정하면서 "그런 짓(도핑)을 하는 건 자살 행위"라고 했지만 올림픽 금메달을 박탈당하면서 국제스키연맹(FIS) 징계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러시아 크로스컨트리 대표 예브게니 벨로프(27) 역시 금지약물이 적발돼 올림픽 영구 추방 처분을 받았다.

소치 대회에서 러시아는 금메달 13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9개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IOC는 소치 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 28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명단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발표한 세계반도핑기구(WADA) 독립위원회의 도핑 관련 2차 보고서에 30개 종목, 1000여명의 러시아 선수가 도핑 조작 의혹에 가담했다면서 피겨 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언급되기도 했다. 이탈리아 스포츠매체 가제타 델로 스포츠는 “소트니코바의 샘플 시험관에서 긁힌 자국이 발견됐다”며 “이는 샘플을 열었거나 그것을 조작했을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니스 오스왈드 집행위원을 위원장으로 한 IOC 징계위원회는 이달 내로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 여부가 걸린 러시아 선수에 대한 징계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이어 러시아의 평창 올림픽 출전 여부는 다음달 IOC 집행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이번 레그코프의 메달 박탈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6년 리우 올림픽 때는 육상과 역도 종목에 러시아 선수들의 참가가 금지됐다. 패럴림픽에는 러시아 선수들의 출전이 전면 금지됐다. 국제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IPC)는 내년 3월 9일 막을 올리는 평창 겨울패럴림픽에 러시아의 출전을 이미 불허한 바 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