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홍종학 논란은 ‘1석 2조’ 카드” 총공세…한숨 쉬는 민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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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간 재벌 개혁과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며 ‘과도한 부의 대물림’을 비판했던 홍 후보자측이 장모로부터 아파트와 건물을 상속받아 30억원 가량의 재산을 늘린데다 학벌주의와 지역감정 논란까지 더해지며 그를 둘러싼 비판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 후보자 가족의 신고 재산은 55억 7685만원으로, 19대 국회 등원 당시(2012년) 신고한 21억7355만원보다 34억원 가량이 늘어났다. 또 홍 후보자의 중학생 딸이 월 500만원 가량의 수입을 얻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권은 집중 포화를 쏟아내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홍 후보자 문제는 청와대의 주요 국정 철학까지 파급된다”며 “홍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1석 2조’의 효과”라고 주장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후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청문회 준비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후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청문회 준비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①부의 대물림 논란=야권이 특히 문제삼는 것은 증여 방식과 과정이다. 홍 후보자는 2014년 서울 압구정동 한양아파트를 증여받을 때 부인과 절반(4억 2000만원)씩 증여받았다. 또 2016년에는 홍 후보자의 부인과 중학생 딸(당시엔 초등학교 6학년)이 서울 중구 충무로의 34억6000만원 상당의 건물을 4분의 1씩(8억6531만원) 물려받았다.
야권에서는 이를 세금을 피하기 위한 ‘쪼개기’ 증여라고 주장하고 있다. 개인당 10억원이 넘게 증여받을 때 40%의 증여세를 내는 것을 회피하려고 '꼼수'를 썼다는 것이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자신의 부는 온갖 기술로 대물림하면서 다른 사람 부의 대물림에는 악의에 찬 비난을 할 수 있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심해도 너무 심한 ‘내로남불’인 것 같다”고 말했다.
홍씨의 부인이 딸에게 2억 2000만원을 빌려주고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것도 논란거리다. 홍 후보자 측은 ”증여세를 내기 위한 채무“라고 설명했다. 반면 최연혜 한국당 의원은 ”딸에게 2억 2000만원을 그냥 주면 3000만원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며 “이를 피하려고 중학생 자녀에게 이름도 생소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맺도록 한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 [연합뉴스]

전희경 자유한국당 대변인 [연합뉴스]

 ②학벌과 지역감정 논란=홍 후보자가 가천대 교수시절인 1998년 낸 『삼수ㆍ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의 내용도 집 현 정부의 국정 철학과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명문대 나오지 않으면 중소기업 운영은 성공하더라도 근본적인 소양이 없다” 등의 내용이 중소벤처기업부의 수장으로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다.
 또 지난해 3월 한 강연에서 “대구 경제는 살아나지 않는다. 너무나 명확하다”고도 했다. 당시 홍 후보자는 새누리당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바뀌든지 대구 시민들이 바뀌든지(해야하는 데) 그것도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블라인드 채용 등 학벌ㆍ스펙 타파가 문재인 정부 국정 기조인데 정면으로 반한다”며 “지역 비하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998년 가천대 교수 시절 "3수, 4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서울대학교 정문 [중앙포토]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998년 가천대 교수 시절 "3수, 4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서울대학교 정문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은 당혹스런 분위기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재산 문제가 청문회 문턱을 넘기엔 만만치 않을 듯 하다”고 우려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도 “국민적인 비판이 있다면 분명히 그 부분은 홍 후보자가 감당을 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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