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미시USA는 불순 친북인사…실상 알릴 것 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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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USA가 모금을 통해 뉴욕타임스에 낸 광고. [사진 뉴욕타임스]

미시USA가 모금을 통해 뉴욕타임스에 낸 광고. [사진 뉴욕타임스]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가 재미 한인 여성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인 "'미시유에스에이(MissyUSA)'가 북한과 연계돼있다"는 사실을 국내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알리라고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23일 한겨레신문이 보도했다. 미시USA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광고를 미국 뉴욕타임스에 게재하거나, 미국 각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연 바 있다. 이 신문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발언을 통해 당시 청와대가 정부에 비판적인 단체를 종북으로 낙인 시켜 탄압하는데 적극적이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2014년 9월 22일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브이아이피(VIP) 방미 일정에 맞춰 미시USA 등 미주 반정부단체 회원 일부가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 앞에서 세월호 사고 추모 및 정부규탄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면서 "당시 북한 공작원 노길남이 시위현장에 출몰했다는 인터넷 매체 '블루투데이' 기사가 있었는데, 이는 미주지역 반정부 세력이 북한과 관계가 돼 있다는 점, 평범한 가정주부 모임이라고 주장한 미시USA의 실체를 보여주는 사례로 국내 언론에 보도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윤두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에게 말했다.

비서실장 주재 회의 내용 드러나…김기춘 "불순 친북인사들이 반정부 시위 주도"

미시USA가 모금을 통해 뉴욕타임스에 낸 광고. [사진 뉴욕타임스]

미시USA가 모금을 통해 뉴욕타임스에 낸 광고. [사진 뉴욕타임스]

이뿐 아니라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은 2014년 10월 19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미시USA는 형식상 쇼핑몰 사이트라고 하지만 실제 불순 친북인사들이 파고 들어가 반정부시위를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하거나, "다른 매체가 실상을 정확히 알리도록 홍보하라"고 지시한 정황이 발견됐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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