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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청원 "홍 사퇴하라" 홍 "서청원 당 떠나라"…진흙탕 싸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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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친박계 서청원 의원이 22일 거칠게 부딪혔다. 서 의원이 ‘성완종 리스트’를 언급하며 홍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자, 홍 대표가 “노추로 비난받지 말고 당을 떠나라”고 반격했다.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도중 생각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도중 생각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친박계의 수장 격인 서 의원이 홍 대표에 대해 선전포고를 하는 자리였다. 지난 20일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ㆍ최경환 의원에 대한 '탈당 권유' 징계를 의결했다.

 서 의원은 “당과 나라를 위해 홍 대표 체제는 종식돼야 한다”며 "알량한 법 지식을 활용해 혹세무민하고 내로남불식 징계의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의 정치적 아킬레스건인 ‘성완종 리스트’를 언급했다. 그는 “홍 대표는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대법원의 최종심을 기다리는 처지인 상황 자체가 야당 대표로서 결격사유”라며 “게다가 고 성완종 의원 관련 검찰수사 과정에서 나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날 자세한 통화 내용이나 녹취 파일 등의 존재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다만 “홍 대표가 진실을 얘기 않을 때는 제가 진실을 증거로 대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2011년 6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성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윤 모 씨를 만나 금품 1억 원이 든 쇼핑백을 받은 혐의로 2015년 7월 불구속기소 된 후 재판을 받고 있다. 홍 대표는 1심에서는 징역 1년 6월을, 올해 2심에선 무죄판결을 받았다.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연합뉴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반박했다. 홍 대표는 “이 사건 수사 당시인 2015년 4월 18일 오후 서 의원에게 전화를 해 ‘나에게 돈을 주었다는 윤모씨는 서 의원의 사람 아니냐. 그런데 왜 나를 물고 들어가느냐? 자제시켜라’고 요청한 일이 있다”며 “그 후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서 의원과 만난 일이나 전화 통화를 한 일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 의원 측근들이 찾아와 그를 출당시키면 폭로할 듯 협박하고 전화 녹취록이 있다고 하면서 검찰총장, 대법원장에게 진정서를 제출해 매장시키겠다고 하기도 했다”며 “협박만 하지 말고 녹취록이 있다면 공개해 내가 회유를 했는지 아니면 거짓증언 하지 말라고 요구했는지 판단을 한번 받아보자”고도 했다. 이에 대해 서 의원 측은 “홍 대표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추가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박계의 반발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날 서 의원은 “새로운 희망을 위해 홍 대표체제를 허무는데 앞장서겠다. 뜻을 같이 하는 동지들과 함께 하겠다”고 세 규합을 예고했다.
 최경환 의원도 지난 20일 “개인의 권력욕에 사로잡혀 당을 사당화 해가는 홍 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며, 앞으로 이를 위해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라고 적었다.

홍 대표 측도 친박계와의 정면충돌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홍 대표는 이날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의 준동에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가는 길에 내우외환의 어려움이 닥쳐도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거침없이 돌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을 겨냥해 “폐수를 깨끗한 물과 같이 둘수는 없다”며 “노욕에 노추로 비난 받지 마시고 노정객답게 의연하게 책임지고 당을 떠나라”고 말했다.

 홍 대표와 서 의원의 격투는 주말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두 사람 모두 모두 한국을 비웠다 이번 주말 대거 귀국하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전술핵 재배치 요구 등을 위해 23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서 의원도 해외국정감사를 위해 출국했다 27일 전후 귀국한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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