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첫 시험대…“지방선거 승패가 중요 변곡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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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지방선거는 정권의 ‘중간 평가’ 의미를 갖는다. 4년 주기로 국회의원 총선과 2년 간격을 두고 치르는 만큼 정권에 대한 민심을 미리 알 수 있는 바로미터로 작용해왔기 때문이다. 시ㆍ도지사와 교육감의 권한도 점점 커지면서 최근에는 무상급식과 무상보육 등 정치권의 주요 이슈가 지방선거를 계기로 확산되기도 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첫 시험대로 통한다. [중앙포토]

내년 6월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첫 시험대로 통한다. [중앙포토]

내년 6ㆍ13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 출범 뒤 13개월 만에 실시된다. 지금처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60%를 상회한다면 여권은 유리한 분위기에서 선거를 맞이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권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월간중앙》9월호 인터뷰에서 “(지방선거는) 촛불 혁명의 완성판이자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나 다름없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며 “내년 지방선거의 승패가 새 정부와 촛불 혁명의 성패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역시 정부 출범 초기 호남 출신 인사를 중용하는 등 지방선거에 큰 신경을 쓰고 있다.

추 대표의 말처럼 역대 지방선거는 각 정부의 변곡점이 됐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2014년 6ㆍ4 지방선거의 경우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은 두 달 전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17개 광역단체 중 8곳에서 승리하며 최악의 참패는 면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자리를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전신)이 가져가고,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13곳을 차지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독주 흐름은 상당히 꺾였다.

역대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결과

역대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결과

2010년 6ㆍ2 지방선거도 당시 이명박 정부의 국정 동력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했다. 천안함 폭침 이후 안보 정국이 형성된 뒤 치러진 선거여서 당시 여권에선 지방선거 낙승을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오히려 여당이던 한나라당이 패했다. 시ㆍ도지사 선거 16곳 중 한나라당은 6곳, 민주당은 7곳에서 각각 승리하면서 2년 전 총선 당시 여당의 압승과는 전혀 다른 민심이 드러났다. 이후 당시 청와대는 ‘공정사회’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정책기조를 수정하기도 했다.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 성격을 갖는다 해도 지방선거 결과가 이후 총선이나 대선 결과와 일치하지는 않는 것도 지방선거의 특징으로 볼 수 있다. 2002년 6ㆍ13 지방선거 때 당시 여당이던 새천년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6곳 중 겨우 4곳에서 승리했지만 6개월 뒤 치러진 대선에선 여당 후보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2010년 6ㆍ2 지방선거 역시 당시 야당의 승리로 볼 수 있었지만 2년 뒤 총선과 대선에선 여당이던 새누리당이 연거푸 승리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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