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에도 자강의 길 꿋꿋이 걸어" 큰소리 친 北 이용호, "UN에 대북지원 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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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기구 관계자들을 만나 대북지원을 호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등 국제사회를 향해 "70년을 헤아리는 우리 공화국의 역사는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제재를 받으면서도 자강의 길을 꿋꿋이 걸어온 강고한 투쟁의 역사"라며 큰 소리를 친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UNDP, UNICEF "22일 이용호 외무상 등 외무성 관계자 만나…대북지원 프로그램 논의"

[사진 유엔 WEB TV 캡처]

[사진 유엔 WEB TV 캡처]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4일(현시지간) "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올해에도 비공개로 유엔 인도주의적 대북지원기구 관계자들을 만나 지원을 호소했다"며 "유엔개발계획(UNDP)과 유니세프(UNICEF)가 최근 이 외무상 일행을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유엔개발계획 측은 RFA에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의 요청으로 22일 리 외무상 일행을 만나 UNDP의 대북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유니세프도 "이 외무상과 김창민 외무성 국제기구 국장을 만나 북한에서 진행 중인 프로그램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외무상은 유엔의 관련 기구에 대북지원을 호소한 다음날인 23일, 총회 기조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악통령', '정신이상자', 등으로 비난한 가운데 미국과 국제사회를 향해 핵 무장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또,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부당하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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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무상은 기조연설을 통해 "70년을 헤아리는 우리 공화국의 역사는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제재를 받으면서도 자강의 길을 꿋꿋이 걸어온 강고한 투쟁의 역사"라며 "국가 핵무력 완성의 종착점을 눈 앞에 두고있는 우리 공화국이 적대세력의 제재가 더 악착해진다고 하여 흔들리고 태도를 바꾸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망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유엔 내부 소식통은 RFA에 "북한이 안보리 대북제재를 계속 위반하며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유엔의 대북지원이 줄어들자 직접 관계 기관들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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