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이도류' 오타니, 드디어 메이저리그행 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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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3·니혼햄 파이터스)가 마침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의 '괴물' 오타니 쇼헤이.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의 '괴물' 오타니 쇼헤이.

일본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13일 "오타니가 이번 시즌이 끝난 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원래 2021년 말 FA(자유계약) 자격을 얻을 수 있다. 그 전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면 니혼햄 구단의 동의를 얻어 포스팅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니혼햄은 지난해 12월 오타니의 이적에 동의했고, 시기는 오타니에게 일임했다. 이로써 오타니는 2013년부터 5년동안 일본에서 뛰고 미국으로 진출하게 됐다. 스포니치 아넥스는 "5년차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은 포스팅시스템 도입 이후 가장 빠른 기록"이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끝나고 포스팅시스템으로 빅리그 노크 #투타 모두 잘하는 괴물 야구선수 탐내는 팀 많아 #부상으로 투타 모두 부진했으나 살아나고 있어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를 병행해 ‘이도류(二刀流·두 개의 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선발 투수가 아닌 경기에는 외야수로 뛰면서 타석에 들어섰다. 지난해에는 선발투수로 나오는 날 타자까지 소화했다. 그렇게 투수와 타자로 모두 성공했다.

투수오타니

투수오타니

최고 시속 165㎞의 강속구를 던지는 오타니는 2013년 프로에 데뷔해 3승에 그쳤지만, 2014년에는 11승(4패), 평균자책점 2.61로 활약했다. 그리고 2015년에는 15승(5패), 평균자책점 2.24로 퍼시픽리그 투수 부문 3관왕(다승·평균자책점·승률)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10승(4패), 평균자책점 1.86으로 더욱 진화했다.

타자로서도 점점 발전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타율 2할대를 기록했지만, 지난 시즌에는 타자로 104경기에 나와 타율 0.322, 22홈런, 67타점의 성적을 거뒀다. 오타니를 '지구 최고의 야구선수'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타자오타니

타자오타니

그랬던 오타니가 올해는 투타 겸업에 대한 부작용이 나오기 시작했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제대로 서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일본시리즈 4차전에서 1루 베이스를 밟다가 오른 발목을 다쳤고, 이로 인해 지난 3월 개최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도 고사했다. 니혼햄 구단은 오타니 부상 방지를 위해 올 시즌 개막 이후 타자로만 뛰게 하면서, 오타니의 전력 질주도 금지했다. 하지만 지난 4월 허벅지 부상을 입으면서 또 한동안 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특히 투수로서는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으나 점점 살아나고 있는 모습이다. 12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와3분의2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최고 구속은 163㎞까지 나왔다. 오타니는 올 시즌 투수로서는 3경기에 나와 10과3분의1이닝만 던져 1승2패, 평균자책점 6.97을 기록하고 있다. 2013년 프로에 데뷔한 후,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타자로서는 52경기에 나와 타율 0.346, 7홈런, 2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오타니의 부진에도 메이저리그 관심은 여전히 뜨거웠다. 오타니가 올 시즌이 끝나고 메이저리그 도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많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가 일본은 찾았다. 12일 라쿠텐전에서도 오타니의 투구를 지켜보기 위해 메이저리그 16개 구단 스카우트가 몰렸다.

한편 이나바 아쓰노리 일본 야구대표팀 감독은 오타니를 오는 11월 도쿄돔에서 열리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 대표로 오타니를 소집하는 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나바 감독은 11일 도쿄에서 열린 대회 개요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오타니는 일본의 중심 선수임이 틀림없다"면서 "대표로 소집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은 한국, 일본, 대만이 젊은 선수들에게 국가대항전 출전 기회를 주고 유망주와 스타를 발굴하자는 취지로 올해 처음 개최하는 대회다. 24세 이하 또는 프로 입단 3년 차 이하 선수가 참가하고, 연령에 상관없이 팀당 3명의 선수를 와일드카드로 뽑을 수 있다.

한국은 '한국야구의 전설' 이종범의 아들인 외야수 이정후(넥센 히어로즈)를 비롯해 20대 초중반 영건들이 대거 뽑혔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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