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무릎꿇은 장애인 학부모 보고...특수학교 양보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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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오종택 기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오종택 기자

최근 강서구에서 열린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 교육감 주민토론'에서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는 장애 아동 학부모의 무릎을 꿇은 사진으로 지역주민과의 갈등이 부각된 가운데,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특수학교는 양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교육행정을 하는 데 있어서 여러 현실적인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을 고려해야만 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것이 민주주의이고, 공공기관의 갈등 관리적 행정 의무이자, 정치적 합리성이기도 하다"며 "그런 점에서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분들의 현실적인 입장도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수학교는 양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특수학교는 원자력발전소나 사드와 같은 것이 아니다. 특수학교는 생존권과 같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조 교육감은 "그런 정도의 국민적 인식과 공감대가 필수인데, 우리는 아직 그 단계까지는 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애인 특수학교 신설을 호소하며 지난 5일 지역주민 앞에 무릎 꿇은 장민희씨. 지난5일 서울 강서구 탑신초에서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토론회'에서 장애 학생 어머니가 무릎을 꿇은 채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고 있다.

장애인 특수학교 신설을 호소하며 지난 5일 지역주민 앞에 무릎 꿇은 장민희씨. 지난5일 서울 강서구 탑신초에서 열린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토론회'에서 장애 학생 어머니가 무릎을 꿇은 채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고 있다.

[조희연 교육감 페이스북]

[조희연 교육감 페이스북]

특수학교를 바라보는 인식과 관련해서도 그는 "특수학교를 일반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상식적이고 보편적으로 인식해야 한다"며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되기는 어렵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가야 한다. 장애가 장애로 인식되지 않는 것, 장애도 그냥 우리의 보편적 일부로 자연스럽게 편입되는 그런 것이 필요하듯이, 특수학교도 너무나 당연하고 필요하고 기본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그런 상태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서구에서 열린 당시 토론회에는 조 교육감과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참여했다. 강서구에서는 옛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특수학교를 설립해 달라는 장애 아동 학부모의 요구와 국립한방의료원을 세우자는 지역주민들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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