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도둑 잡고 보니 16년 전 성폭행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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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가정집에 침입해 여성 속옷을 훔친 혐의로 검거된 50대가 16년 전 성폭행 범죄를 저지른 사실까지 드러나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수원지검 평택지청과 평택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특수절도 혐의로 A(54)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 7월 29일 밤 11시 30분쯤 경기도 평택시의 한 가정집에 괴한이 침입했다가 집주인과 마주쳤다. 괴한이 달아나자 집주인은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확인 결과 여성용 속옷 2점을 도둑맞았다.

경찰은 사건 보름여 만인 8월 13일 경기도 내 모처에서 A씨를 체포했다.

여죄를 수사하던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 DNA를 의뢰, 미제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DNA를 대조하던 중 A씨가 2001년 9월 안성의 한 원룸에 들어가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피의자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사건 외에도 A씨가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승용차 절도 등 총 5건의 도난 사건과 관련됐다는 증거가 드러났다.

A씨는 최근 속옷 절도 사건에 대한 혐의는 인정했으나 나머지 혐의사실은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평택경찰서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공소시효가 지난 3건의 절도를 제외한 나머지 3건의 절도와 1건의 성범죄 혐의가 입증된다고 판단해 A씨를 구속기소 했다.

A씨는 20여년 경력을 가지고 있는 택시운전사로, 슬하에 두 딸을 둔 가장으로 전해졌다. 그가 저지른 20대 여성 성폭행 사건은 16년이 지났지만 'DNA 증거 등 그 죄를 증명할 수 있는 과학적 증거가 있을 때는 공소시효가 10년 연장된다'는 관련 법률 조항에 의거, 처벌이 가능하다. 성폭행 사건의 공소시효는 원래 10년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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