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에 특수학교 세우자'...온라인 서명운동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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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교를 짓게 해 달라며 무릎을 꿇은 한 장애 아동의 어머니. [사진 'NocutV' 유튜브 영상]

특수학교를 짓게 해 달라며 무릎을 꿇은 한 장애 아동의 어머니. [사진 'NocutV' 유튜브 영상]

서울 강서구에서 지난 5일 열린 공립 특수학교 설립 토론회 영상이 논란을 낳고 있다. 특수학교를 짓게 해달라는 장애 아동 부모들의 호소와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항의 모습이 유튜브 동영상 등을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서명운동'에 나섰다.

7일 "강서구 특수학교 신설을 위한 서명에 나서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서명운동이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서명운동을 처음 제안한 네티즌은 서명운동과 관련해 "우리 주변에는 학교에 가기 위해 세시간씩 차량에 몸을 맡기는 아이들이 있다. 작년 겨울 출근을 위해 동트기 전 대문을 나선 새벽 6시, 엄마와 길을 나서는 옆집 아이를 보았다"며 "강서구 내 1개의 장애 학교가 있지만, 자리가 부족하여 100명 가까운 학생들이 왕복 세시간씩 통학 버스에 몸을 맡긴 채 시달린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그때였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7월 6일, 강서구 폐교된 공진초등학교 부지 내 특수학교 설립 관련 주민토론회가 있었으나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파행되고 있다"며 "2017년을 살고있는 우리에게 실현 불가능한 대형 한방병원 유치보다 장애 학교의 부족으로 인한 아이들의 기본복지를 되찾아주는 게 더 옳은 선택 아닐까"라고 되묻기도 했다.

SNS를 통해 확산 중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온라인 서명운동.

SNS를 통해 확산 중인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온라인 서명운동.

또 서명운동 제안자는 "더이상 사회 구조적 불평등이나 여러 장애를 이유로 열악한 환경과 지위 속에 살아온 이들을 고립시키거나 배제하지 않고, 당당한 사회의 일원으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의 기회를 빼앗지 않는 것, 더 나아가 이들이 더는 부당한 착취나 편견 속 굴레의 삶을 살지 않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살고 싶은 진정한 사회통합을 이루는 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명운동 문서는 구글문서로 제작됐고, 서명 참여자의 이름과 동까지 기록한 주소, 이메일 등을 받고 있다.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 [유튜브 영상 캡처]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 [유튜브 영상 캡처]

김성태 의원(노란색 원 안). [JTBC 소셜스토리]

김성태 의원(노란색 원 안). [JTBC 소셜스토리]

한편 토론회 현장에서는 한 주민이 일어나 "학교를 지울 수 있도록 무릎이라도 꿇겠다"며 반대 측 주민들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어 수십명의 장애 학생 부모들도 앞으로 나와 같이 무릎을 꿇었다. 이를 본 반대 측 주민들은 "쇼 하지 마"라며 이들을 비난하는 등 고성이 오갔다.

현장에 참석해 토론 전 발언을 한 지역구 의원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강서구을)은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는 이은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부대표의 발언이 끝나기도 전에 토론회장을 떠났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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