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갔던 반달곰 지리산에 재방사하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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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서 살고 있는 반달가슴곰 [중앙포토].

지리산에서 살고 있는 반달가슴곰 [중앙포토].

경북 김천 수도산으로 두 차례 이동했다가 포획됐던 수컷 반달가슴곰 KM-53이 또다시 지리산에 방사된다.
김천시 등 일부에서는 KM-53을 수도산에 바로 방사해줄 것을 환경부에 건의했으나, 아직 수도산이 곰이 살기에는 여건이 미흡하다는 게 환경부의 판단인 셈이다.

두 차례 수도산으로 이동했다 포획돼 #2~3일 내…구체적 시간·장소는 미공개 #김천시 측 수도산에 방사해달라 요청 #환경부, 수도산이 서식지로 미흡하다 판단

환경부는 3년생 수컷 반달가슴곰인 KM-53을 2~3일 내에 지리산에 재방사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구체적인 방사 시기와 장소는 곰의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환경부는 일단 방사한 뒤 전파발신기를 통해 kM-53의 위치를 지속해서 추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6월 수도산에서 폭획된 KM-53.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센터는 수도산 자연휴양림 뒤편 해발 750m 정상 부근에서 원통형 트랩을 설치해 반달가슴곰을 생포했다.[중앙포토]

지난 6월 수도산에서 폭획된 KM-53.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센터는 수도산 자연휴양림 뒤편 해발 750m 정상 부근에서 원통형 트랩을 설치해 반달가슴곰을 생포했다.[중앙포토]

환경부 노희경 생물다양성과장은 "KM-53이 이번에도 수도산으로 이동할 경우에는 곧바로 포획하지는 않고 계속 관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신 KM-53이 수도산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서식지 환경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노 과장은 "현재도 수도산의 서식지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은 곰이 살기에는 미흡한 상태"라며 "그런데도 KM-53이 또다시 수도산으로 이동한다면 곰의 추적과 서식지 안정화 작업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천시 측은 지난달 14일 환경부를 방문해 수도산 등지를 반달가슴곰 복원사업 지역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으며, 복원사업 지역으로 지정되면 시에서 인력과 예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노 과장은 "수도산은 김천시뿐만 아니라 경남 거창군, 전북 무주군과 경계지역이기 때문에 김천시의 노력만으로는 곰이 서식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리산에서 살던 3년생 수컷 반달가슴곰 KM-53은 지난 6월 14일 80㎞ 떨어진 김천 수도산에서 발견돼 포획됐다.
이 곰은 지난 7월 6일 지리산에 재방사했으나 다시 수도산으로 이동했고, 7월 25일 재포획돼 지금까지 지리산 자연적응 훈련장에서 보호를 받아왔다.
그동안 환경단체에서는 KM-53을 계속 잡아둘 경우 야생성을 잃을 수 있다며 지리산 혹은 수도산에 즉각 방사할 것을 요구해왔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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