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장바구니 비상…소비자물가 상승폭 5년4개월만에 최고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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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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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소비자물가가 5년 4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무더위와 폭우로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채소와 과일 가격이 급등했다.

8월 소비자물가 1년 전보다 2.6% 상승 #신선채소·과일값 22.8% 급등한 영향 #주춤했던 유가도 상승폭 확대해 물가 견인

 통계청은 1일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6% 올랐다고 발표했다. 2012년 4월(2.6%) 이후 최대폭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물가는 0.6~1.0% 의 저물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다가 올 초부터 치솟기 시작했다. 올들어 전년대비 상승률 1.9~2.2% 선에서 움직이다가 8월에 더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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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 급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채소·과일값과 유가였다. 신선식품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3% 올랐다. 기상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가격을 나타내는데 그 중에서도 신선채소와 과일이 22.8% 급등했다. 어류·조개류(신선어개)는 4.3% 올랐다.

 신선식품 가격 상승 영향으로 전체 농·축·수산물 가격은 12.2% 상승했다. 전체 물가를 0.96%포인트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

 석유류는 전년 동월 대비 3.6% 올라 상승폭이 확대됐다. 국제유가 조정으로 가격이 안정되면서 전달 0.5% 오르는 데 그쳤지만 다시 반등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축소되면서 국제유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7월 리터(ℓ)당 1439원이던 휘발유값이 지난달에는 1451원을 기록했다. 공업제품 물가도 석유류 가격 상승 여파로 1% 올랐다.

 전기·수도·가스는 1년 전보다 8.0% 상승했다. 지난해 여름 한시적으로 전기료를 인하해 에너지 가격이 낮았고 그 기저효과로 올해 상승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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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바구니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2011년 12월(4.4%)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식품이 5.9%, 식품 이외는 2.5% 상승했다. 전·월세를 포함한 생활물가지수는 3.4% 올랐다.

살충제 파문으로 계란값은 오름세가 주춤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7월 60%넘게 올랐지만 8월에는 수요가 줄면서 53.3% 올랐다.

 집세와 개인·공공서비스가 포함된 서비스 물가는 1.8% 상승하면서 전체 물가를 1.04%포인트 밀어 올렸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 상승했다. 7월과 같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1.4% 상승했다.

 지출목적별로는 1년 전에 비해 식료품·비주류음료(7.4%), 주택·수도·전기·연료(3.9%)의 상승폭이 컸다. 음식·숙박(2.5%), 교통(1.6%), 기타상품·서비스(2.6%)등 11개 부문이 모두 올랐지만 오락·문화(-1.1%)는 하락했다.

 이주현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추석 대비 성수품을 확대 공급하고 채소류 등 가격불안품목에 대한 특별수급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향후 날씨가 좋아져 채소류 수급 여건이 개선되고 전기요금 기저효과가 소멸하면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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