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몰카범'이 경찰 세명에게 '둥글게둥글게'를 당한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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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면역에서 계단을 올라가던 여성을 찍은 '몰카남'이 현장검거됐다. 그런데 이 '몰카남'이 얼마나 운이 없었는지, 당시 상황을 알리는 뒷 이야기가 전해졌다.

부산경찰이 24일 공식 트위터 계정에 소개한 사연이다. 부산경찰은 "계단을 올라가던 여성을 찍던 몰카남이 현장검거됐다"며 "어째서? 그 여성이 비번날 외출한 심보영 순경이었기 때문"이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순경을 몰래 촬영하려다 걸린 몰카남의 비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심 순경은 경찰차가 도착할 때까지 이 남성을 확실히 잡고 있으려고 "거기 노란잠바 아저씨 도와주세요"라고 불렀다.

심 순경이 지목한 노란잠바 아저씨도 경찰이었다. 부산경찰은 "서면 지하철에서 지나가던 사람 3명이 모였는데 2명이 경찰...여러분 부산이 이렇게 무서운 곳입니다"라고 말했다.

잠시 후 부산경찰은 "정정한다"며 트위터를 다시 게재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서면역에 모인 경찰은 두 명으로 끝나지 않았다. 노란잠바 아저씨에게 일행이 있었는데, 그 일행도 경찰이었기 때문이다.

부산경찰은 "발빼마던 몰카범은 경찰 3명에게 둥글게 둥글게를 당하자 동공지진하며 빠르게 자백했다고 한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23일 서면 지하상가에서 치마를 입은 심 순경을 따라다니며 몰래 카메라를 찍던 김모(33)씨로 경찰은 김씨에게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고 여죄를 추궁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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