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곤충학자와 동행, 전북 무주 반딧불축제 개막해 내달 3일까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6일 전북 무주군 남대천변에서 열린 '제21회 무주 반딧불축제' 개막식 전 반디 길놀이(입장식) 모습. [사진 무주군]

지난 26일 전북 무주군 남대천변에서 열린 '제21회 무주 반딧불축제' 개막식 전 반디 길놀이(입장식) 모습. [사진 무주군]

천연기념물을 소재로 한 국내 유일 축제는 뭘까. 정답은 전북 무주군에서 해마다 주최하는 '무주 반딧불축제'다. 정부는 환경 보존을 위해 '무주 일원의 반딧불이와 그 먹이(다슬기) 서식지'를 천연기념물 제322호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반딧불이 서식지서 반딧불 볼 수 있어 #무주, 해발 400~500m '반딧불이 고장' #반딧불이, 깨끗한 곳만 사는 환경지표 곤충 #알-애벌레-번데기-성충 되기까지 2년 걸려 #성충은 불 밝히며 구애만 하다 보름 만에 죽어 #분당 15~20회 발광…짝짓기 신호가 주목적

이런 반딧불이를 모티브 삼아 올해 21회째를 맞은 무주 반딧불축제가 지난 26일 '자연의 빛, 생명의 빛, 미래의 빛'이란 주제로 개막했다. 다음달 3일까지 반딧불이 서식지와 예체문화관·남대천 등 무주군 일원에서 열린다.

지난 26일 전북 무주군 남대천변에서 열린 '제21회 무주 반딧불축제' 개막식 전 반디 길놀이(입장식) 모습. [사진 무주군]

지난 26일 전북 무주군 남대천변에서 열린 '제21회 무주 반딧불축제' 개막식 전 반디 길놀이(입장식) 모습. [사진 무주군]

무주군은 올해 '어린이에게는 체험을, 연인에게는 사랑을, 어르신께는 추억을 드립니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준비했다. 축제의 백미는 반딧불이 서식지에서 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는 '반딧불이 신비탐사'다.

이성만 무주 반딧불축제 제전위원장은 "달빛과 별빛을 길잡이 삼아 한적한 시골길을 걸으며 반딧불이의 '혼인(짝짓기) 비행'을 보는 재미가 특별하다"며 "축제가 열리는 이맘때 활동하는 늦반딧불이는 6월에 주로 활동하는 애반딧불이나 운문산반딧불이보다 개체 크기가 크고 발광력도 좋다"고 말했다.

무주군은 축제 기간 곤충학자가 동행하는 '스페셜 반디원정대'를 운영하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초·중학생에게는 '반디탐사증'을 발급해준다. 반딧불축제 주제관에서는 낮에도 반딧불이의 생태와 발광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난 26일 전북 무주군 남대천변에서 열린 '제21회 무주 반딧불축제' 개막식 전 반디 길놀이(입장식) 모습. [사진 무주군]

지난 26일 전북 무주군 남대천변에서 열린 '제21회 무주 반딧불축제' 개막식 전 반디 길놀이(입장식) 모습. [사진 무주군]

무주군 6개 읍·면 16개 마을이 참여하는 '마을로 가는 축제'는 무주 사람들의 정을 느껴볼 수 있는 '축제 속의 축제'로 꼽힌다. 크고 작은 산과 강들이 어우러진 풍광 속에서 어죽과 어제비(민물고기를 갈아서 만든 수제비)·주먹밥 등 지역 특산물로 차린 시골 밥상을 맛볼 수 있다. 떡메치기와 숲 속 트레킹, 솔방울 공예 등 마을마다 특색을 살린 체험 행사도 풍부하다.

무주군은 올해 남대천 송어잡기와 수상카페 등 환경 훼손 논란을 빚어 온 프로그램은 과감히 폐지했다. 대신 반딧불이 먹이인 토종 다슬기와 치어 방류 행사를 진행한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56호인 '낙화놀이(전통불꽃놀이)'의 횟수를 늘리고, 방문객들의 이동 편의를 돕기 위해 전기열차도 운행한다. 소나무와 솔가지·흙으로 만든 '섶다리'도 반딧불축제의 명물이다.

지난 26일 전북 무주군 일원에서 열린 '남대천 물축제' 오픈 세리머니 모습. [사진 무주군]

지난 26일 전북 무주군 일원에서 열린 '남대천 물축제' 오픈 세리머니 모습. [사진 무주군]
지난 26일 전북 무주군 일원에서 열린 '남대천 물축제' 오픈 세리머니 모습. [사진 무주군]
지난 26일 전북 무주군 일원에서 열린 '남대천 물축제' 오픈 세리머니 모습. [사진 무주군]

반딧불축제 기간 주말(8월 26~27일, 9월 2~3일)에 열리는 '남대천 물축제'도 관심을 모은다. 물총과 물풍선 등을 활용한 물싸움과 수상자전거와 범퍼보트 등 다양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번 축제의 주인공인 반딧불이는 깨끗한 환경에서만 살 수 있는 환경지표 곤충이다. '무척추동물계, 절지동물문, 곤충강, 딱정벌레목, 반딧불이과'에 속하는 발광(發光)곤충이다. 전 세계적으로 2100여 종에 달하는 반딧불이는 국내에서는 북방반딧불이와 애반딧불이·운문산반딧불이·꽃반딧불이·늦반딧불이 등 5종이 기록종이다.

운문산반딧불이. [사진 무주군]

운문산반딧불이. [사진 무주군]

이 중 애반딧불이와 늦반딧불이·운문산반딧불이가 실제 서식하고 있다.무주는 군 전체가 소백산맥에 속하는 내륙 고원지대로 지역 대부분이 해발 400~500m 이상이다.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반딧불이가 많이 서식해 '반딧불이의 고장'으로 불린다.

반딧불이의 몸은 2㎝를 넘지 않는다. 알에서 애벌레·번데기·성충이 되기까지 2년 정도 걸린다. 애벌레는 달팽이류와 고동류 등을 먹고 자라지만 성충은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고 불을 밝히며 구애만 하다 약 보름 만에 죽는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반딧불이 성충은 8~9월에 짝짓기를 하며 4~5일 후 40~120개가량의 알을 낳는다. 알은 이듬해 5~6월께 부화한다. 번데기 기간은 약 10일간으로 암컷은 날개가 퇴화돼 암컷 성충은 날지 못한다. 성충 기간은 15일 정도로 1분에 약 15~20회 빛을 낸다.

반딧불이. [사진 무주군]

반딧불이. [사진 무주군]

반딧불이. [사진 무주군]

반딧불이. [사진 무주군]

반딧불이가 빛을 내는 목적은 주로 짝짓기를 위한 신호이지만 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위험을 알릴 때도 발광한다. 반딧불이가 내는 빛은 배에 있는 발광세포에서 나온다. 루시페린과 루시페라제라는 성분이 산소와 작용해 발생하는 일종의 산화에너지다. 98%가 빛에너지이며 발광색은 황색 또는 황록색이고 파장은 500~600μm이다.
흔히 반디나 반딧불·개똥벌레 등으로 불리는데 이는 모두 지역에서 쓰는 방언이다. 정확한 명칭은 반딧불이가 맞다. '반딧불'은 반딧불이가 내는 불빛을 뜻한다.

늦반딧불이의 일생. [사진 무주군]

늦반딧불이의 일생. [사진 무주군]

황정수 무주군수는 "무주 반딧불축제는 2013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정부 지정 최우수축제로 인정받았다"며 "무주군은 반딧불축제를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반딧불이의 고장'이라는 지역 이미지와 농·특산물 브랜드 가치를 높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무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제21회 무주 반딧불축제 행사장 안내도. [사진 무주군]

제21회 무주 반딧불축제 행사장 안내도. [사진 무주군]

제21회 무주 반딧불축제 프로그램 일정. [사진 무주군]

제21회 무주 반딧불축제 프로그램 일정. [사진 무주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