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영의 글로벌 J카페]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면 가장 영향 받는 해외 기업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1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시작되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레드라인 임계치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국은 전자제품 분야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에서 중요 역할" #반도체칩 퀄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 영향 가장 클 듯

한 반도체 회사 내부 모습. [중앙포토]

한 반도체 회사 내부 모습. [중앙포토]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한국은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한국과 북한 간 갑작스레 긴장이 표출되면 세계 무역에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면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해외 기업은 어디일까? 블룸버그 통신은 주요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한국에서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해외 기업 8곳을 꼽았다.

한국에서 연간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8개 기업. 반도체칩 제조업체 퀄컴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글로벌 매출의 17%를 한국에서 올린다. [블룸버그]

한국에서 연간 10억 달러(약 1조13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8개 기업. 반도체칩 제조업체 퀄컴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글로벌 매출의 17%를 한국에서 올린다. [블룸버그]

그중 한국 매출이 가장 큰 곳은 세계 최대 반도체 칩 제조업체인 미국의 퀄컴으로 나타났다. 퀄컴은 글로벌 매출액의 17%가 한국에서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은 40억 달러(약 4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반도체 회사인 미국의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도 한국이 매출액의 17%를 차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 최대 반도체장비업체인ASML 홀딩은 세계 매출의 약 4분의 1이 한국에서 나온다. 런던 BMI 리서치의 존 데이비스 글로벌 상품 전략가는 “한국은 전자제품 분야에 관한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에서 큰 역할을 하는 나라”라며 “시설 파괴로 장기간 영업이 중단되거나 축소되면 세계 기업들의 서플라이 체인에 큰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은 스마트폰·자동차·평면TV 등의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파장이 세계 경제와 해외 기업에 미칠 것"이라며 "한국에 생산시설을 두고 직원을 고용한 기업들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편의점 업체 미니스톱은 전체 매출의 56%가 한국에서 나온다. 골프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미국 아큐슈넷은 한국 매출이 전체의 11%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 시장이 크다. [블룸버그]

일본 편의점 업체 미니스톱은 전체 매출의 56%가 한국에서 나온다. 골프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보유한 미국 아큐슈넷은 한국 매출이 전체의 11%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 시장이 크다. [블룸버그]

한국 시장 규모가 큰 기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 1, 2위를 다추는 독일 자동차 업체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국내 매장이 1000개 이상인 커피전문점 스타벅스, 한국 매출이 56%를 차지하는 일본 편의점 업체 미니스톱 등도 영업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의 골프용품업체 타이틀리스트의 데이비드 마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이달 실적 보고 컨퍼런스콜에서 “(한반도 사태는) 당연히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면서도 “역사적으로 보면 한국은 시간이 지나면 회복하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한국 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한국 내 매출 비중은 각각 10%, 25%로 적은 편이지만 생산시설이 김정은의 미사일 사정권 안에 포진돼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은 국내 매출이 해외 매출보다 작지만 생산시설 등이 한국에 있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블룸버그는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한국 기업들은 국내 매출이 해외 매출보다 작지만 생산시설 등이 한국에 있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저스틴 히메네즈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한국에서 사업 하는 모든 기업들이 불확실성을 안을 수 밖에 없다”며 “기업에 대한 투자나 인력 고용 등을 결정할 때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