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문 닫은 워터슬라이드…행사비로 10억 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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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평창동계올림픽 홍보 목적으로 강원도와 함께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대형 워터슬라이드가 20일 서울 지역에 갑작스레 내린 폭우로 운영이 취소됐다.

서울시는 “호우 특별 발령으로 시민 안전을 고려해 이날은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봅슬레이 워터슬라이드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6개월 앞두고 축제 분위기를 고조하고자 설치된 길이 300m, 높이 22m의 대규모 시설이다. 봅슬레이 모양으로 제작된 1인용 튜브를 타고 내려오는 워터슬라이드로,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무료로 선보였다.

한 시민이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2018평창 동계올림픽 도심속 봅슬레이’ 행사에 참가해 길이 300m, 높이 22m 워터슬라이드를 타고 있다. 임현동 기자 / 20180819

한 시민이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2018평창 동계올림픽 도심속 봅슬레이’ 행사에 참가해 길이 300m, 높이 22m 워터슬라이드를 타고 있다. 임현동 기자 / 20180819

워터슬라이드 개관 첫날이었던 전날에는 약 5000명의 시민이 봅슬레이를 무료로 이용했다. 시민들은 평균 2시간을 기다리면서도 서울 도심에 설치된 초대형 봅슬레이들을 타기 위해 기다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가적 행사인 평창올림픽을 알리려고 정부, 강원도와 함께 힘을 모았다"며 "며칠 전만 해도 호우 예보가 없었는데 우리도 참 아쉽다”고 말했다.

이 워터슬라이드는 서울시가 10억원을 들여 마련한 행사인 ‘도심 속 봅슬레이’의 하이라이트였다. 주말과 휴일인 19일과 20일 이틀간 계획된 행사였다. 주최 측인 서울시와 강원도가 전문 업체를 통해 물놀이 기구를 빌려 설치했고, 튜브 2000개를 새로 제작했다. 서울시와 강원도는 각각 2억5000만원씩 냈으며 5억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평창 동계올림픽 후원 기업이 부담했다.

올 들어 서울시 행사는 유독 비피해를 많이 봤다. 지난달 서울시가 추진했던 ‘잠수교 백사장’ 행사도 비 예보로 취소됐다.서울시는 지난달 26일 1km에 이르는 잠수교 전 구간의 차량을 통제하고 일부 구간(500m)에 ‘모래 해변’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여름 휴가철마다 인공으로 백사장을 만드는 프랑스 파리 센강의 ‘파리 플라주’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당시 서울시는 모래 810t을 수송해 잠수교에 펼쳐 놓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상예보를 통해 행사가 예정된 날짜에 집중호우가 예상됐다. 이에 서울시는 행사 날짜를 미뤄 8월 11∼13일로 일정을 변경했고, 행사날짜 변경에 민간 업체는 행사 취소를 결정한 것이다. 휴가 성수기를 지나 행사가 시작되면 사람이 많이 찾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해당 민간 업체는 행사에 필요한 비용 5억원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었다.

지난 5월엔 ‘흉물’논란을 불러일으킨 ‘슈즈트리’가 9일간의 전시를 마무리하고 29일 철거 됐다. 슈즈트리는 환경미술가 황지해씨가 버려진 신발 3만 켤레를 이용해 높이 17m, 길이 100m로 만든 조형물이다. 하지만 몇몇 시민들은 주변 경관을 오히려 해친다며 개장 전부터 비판을 보내왔다. 특히 최근 비가 오면서 낡은 신발을 모아 만든 슈즈트리에서 악취까지 난다는 시민 의견이 빗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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