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0대 남성 1명, 오늘 새벽 헤엄쳐 교동도로 귀순…교동도엔 '수영 귀순' 잦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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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인천시 강화군 교동도에서 바라본 황해도 연백군 일대 모습.  교동도=최승식 기자

지난달 26일 인천시 강화군 교동도에서 바라본 황해도 연백군 일대 모습.  교동도=최승식 기자

북한 주민 1명이 11일 새벽 귀순했다. 북한 주민의 귀순은 올 들어 다섯 번째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1시쯤 서해 5도 교동도 전방 해상으로 주민 1명이 귀순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귀순자의 신병을 확보했다. 관계 기관과 함께 그의 귀순 동기와 과정 등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발견 당시 군복을 입진 않았다.

귀순자는 20대 남성이다. 그는 부유물에 의지한 채 수영을 해서 바다를 건넜다. 경계근무 중이던 해병대 초병이 열상감시장비(TOD)로 그를 발견한 뒤 수칙에 따라 안전하게 유도했다.

지난달 1일 북한 주민 5명이 소형 선박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왔다. 지난 6월 3일에도 북한의 50대 남성과 20대 아들이 선박에 탄 채 동해로 넘어와 구조됐고 즉각 귀순 의사를 밝혔다. 지난 6월 13일과 23일에는 중부전선에서 각각 북한군 병사 1명씩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다.

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교동도는 강화도의 서쪽, 인천 본토의 서북쪽에 있다. 북한의 황해도 연백 바로 건너편이며 최단거리가 2.5㎞ 밖에 안 될 정도로 가깝다. 이 때문에 ‘수영 귀순’이 잦다. 특히 장마가 지난 한여름이 ‘귀순철’이다.

2014년 8월에도 북한 주민 2명이 헤엄쳐 왔다가 초병에게 “살려 달라, 귀순하겠다”고 외쳤다. 이들도 부자(父子) 사이였다. 2013년 8월엔 귀순자가 급류에 휩싸였지만 5시간 수영 끝에 교동도에 닿았다. 이 귀순자는 민가의 문을 두들겨 신고를 부탁했다. 2012년 9월, 2013년 8월에도 귀순자가 교동도로 헤엄쳐 왔다.

서해 경로를 이용한 탈북은 조류를 타고 수영하는 방식과 무동력 소형 목선(전마선)을 이용한 방식 두 가지로 나뉜다. 군 관계자는 “수영을 할 줄 알더라도 두 방식 모두 목숨을 걸어야하는 위험천만한 모험”이라며 “헤엄을 칠 경우 스티로폼과 같은 부유물에 몸을 맡겨 건너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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