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만의 특별한 음주문화 ‘가맥’을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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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10일 전북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가맥축제에서 참가자들이 맥주를 사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10일 전북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가맥축제에서 참가자들이 맥주를 사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가맥이야, 과메기야?” ‘가맥’이란 말을 모르는 외지인들이 보이는 반응 중 하나다. 청어나 꽁치를 바닷바람에 말린 ‘과메기’와 헷갈려서다. 가맥은 ‘가게맥주’의 줄임말이다. 1980년대 초 전주시 경원동 일대 작은 가게들이 탁자와 의자를 놓고 맥주를 팔기 시작하면서 전북 지역의 독특한 음주문화로 자리 잡았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가까운 ‘전일슈퍼’가 원조로 꼽힌다.

야간에 수퍼서 즐기는 가게맥주 #3회 맞은 가맥축제 내일까지 열려

가맥집은 낮에는 수퍼마켓, 밤에는 맥주를 판다. 동네 가게에서 값싼 맥주와 더불어 황태·갑오징어·계란말이·참치전 등 다양한 안주를 즐길 수 있어 인기다. 전주에서만 가맥집 300여 곳이 영업 중이다. 가맥집마다 갑오징어 등을 찍어 먹는 양념장이 다르고 중독성이 있다.

맥주값이 일반 술집에서 파는 가격이 아닌 수퍼 가격(2500원)으로 팔기 때문에 저렴하다. 이 때문에 지갑이 얇은 대학생이나 직장인 단골이 많다. 요즘엔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여행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전주의 이런 독특한 가맥 문화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전북도는 10일 “가맥축제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경제통상진흥원·하이트진로 등이 특별 후원하는 가맥축제를 10~12일 전주종합경기장 주차장 일원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3회째를 맞은 가맥축제는 가맥 콘서트 및 버스킹 공연, 장기자랑, 맥주병 따기 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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